밤의 대통령 1
이원호 지음 / 문학수첩 / 1997년 6월
평점 :
절판


일명 깡패들의 큰형이자 정의의 사도인 김원국, 정말 이런 인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을 보면 여자들을 일본에 팔아 먹는 다른 깡패들을 혼내주고, 일본까지 건너가서 이 여성들을 구해 오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깡패가 실제로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된 그들에게 자신의 동생이, 아내가 그런 일을 당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술집에서 일을 해 돔을 벌려고 찾아드는 젊은 여성도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의리를 생명처럼 여기고, 부도덕한 일은 하지 않는 김원국과 그의 부하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속이 시원한 부분도 많았고, 어두운 곳에서 생활하는 그들과 그 가족들에게는 늘 생명의 위혐이 따른다는 것을 되새겨 보았다. 이 책이 나온지 십여 년이 흘러서인지 책 속에 나오는 원화의 가치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데, 서민들이 만져보기 어려운 어마어마 한 돈들이 그 세계에서 오고 가는 걸 보니 한탕주의에 빠져드는 것도 이해가 든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도망가고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과거가 있는 김원국은 가정이란 것과 여성에 대한 불신의 뿌리가 깊다. 그래서 어떤 여자도 깊이 마음에 담아 두려 하지 않지만 결국 장민애라는 여성에게 애정을 갖게 된다. 초반의 인물 소개를 보면 장민애가 나중에 납치가 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과연 그들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지 궁금하다. 영화도 그렇고, 소설속의 인물은 그 속에서나 그 존재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들인 것이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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