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서 만난 화가들 - 명화로 보는 미학 이야기
박수진 지음 / 보림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그림 속에서 만난 화가들>은 중학교 1학년인 ''하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여러가지 매개체(퍼즐, 컴퓨터, 판화 등등) 통해 과거로 가 유명한 화가들을 찾아다니며 그들과 대화하는 방식으로 예술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각 장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하나가 키우고 있는 고양이 ''외동이''라는 캐릭터를화가별로 그 특성을 담아 그려 놓은 점이 이색적이었어요.
그리고 하나의 예술가 방문 기행의 안내자 역할을 맡은 우편집배원 아저씨가 알레고리, 매너리즘 같이,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단어의 의미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휠씬 쉬울 것 같습니다.

p21의 그림에서는 내가 알고 있는 놀이가 몇 개나 되나 찾아 보다가 포기하고 페이지를 넘기니 뒷편에 해답이 있지 뭐예요! ㅜㅜ 75가지나 되는 놀이를 일일이 찾아 보는 것도 힘든 일인데 그 모든 것들을 그림에 그려 넣은 화가야 말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읽을 때 옆에 앉아 있던 아이가 윌리에서 나온 그림이라며  브뢰겔의 <바벨탑> 그림을 금방 알아 보았어요.
책에 실린 몇 점의 그림은 아이도 본 적이 있는 것들이네요.

P25쪽 바벨탑 그림 옆에 적힌에 글 중에 ''지금 우리는 컴퓨터 안에 거대한 바벨탑을 짓고 있지는 않는지 한 번 생각해 봐야겠지요?''라는 문구가 바벨탑이 무너진 이유와 함께 매우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그렇다고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문화와 접할 수 있게 된 것을 나쁜 쪽으로 해석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리고 독자는 이 책에서 하나가 시간의 순서에 따라 화가를 방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반 아이크 같은 사람은 1380- 1440년에 살았던 화가인데 반해
앞부분에 나오는 브론치노는 1503-1572년에 살았던 예술가이거든요. 한마디로 하나의 예술 기행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이니 시대와 화풍의 혼돈을 느끼지 않으려면 종이에 색깔별로 구분이 되게 해 놓은 부분에 나오는 화가에 대한 설명글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에도 갈라테아나 비너스같은 신화와 관련된 그림이 언급되는데, -주로 신들을 묘사하는데 누드가 많이 적용되었지만 - 여러 그림들을 보면서 ''누드화'' 에 대한 편견과 꺼려하는 마음이 많이 없어졌답니다.
이젠 그림을 보면서 인간의 몸이 이렇게 아름다운가 하고 감탄하곤 합니다.
특히 예술을 학문으로 승화시킨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합니다.
인간의 몸에 칼을 대는 것이 금기시 되던 시대에 신변의 위험을 무릎쓰고 실제로 신체의 일부를 해부해 가면서 알아낸 것을 일일이 기록함으로써 후대의 의학자들에게 크나큰 도움을 주었지요.
<어께 근육 연구>이라는 그림을 보면 세부적인 부분까지 세밀하게 스케치한 솜씨도 놀랍고,
빼곡히 적어 놓은 글들을 내가 읽어 낼 수는 없지만 대단한다는 생각이 들게 해요.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글씨를 거꾸로 기록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 책을 통해서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식>,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의 그림에 나타나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 즉 그림상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을 그려 놓은 것이 기억에 남는군요. <아르놀...결혼식> 속의 여러가지 소품(촛불, 과일, 동물, 신발 등)이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세세히 알려준 부분도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이야 모사품이나 사진등으로 명화를 소장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만 예전에는 그림이 귀족이나 부자의 전유물이었잖아요. 옛날에는 물감, 안료 등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랬을 겁니다.
그러나 ''뒤러''편에서 여러 장의 그림을 찍어 낼 수 있는 판화라는 매체가 일반인들도 그림를 소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동판화라는 걸 만든다고 낑낑~거렸던 기억이 나는데, 판화 역시 그림만큼이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작품이지요.
이 화가를 통해 아이들도 그림만이 예술작품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을 듯...

같은 출판사에 나온, 미술과 관련된 책인 <즐거운 명화 여행>과 비교해 보자면, 전자는 예술작품(그림)이 중심이 되어 이를 설명하여 그림에 대한 이해를 돕는 반면에 이 책은 예술가(화가)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고뇌, 추구하는 목표, 예술의 정의 등을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쓰여 졌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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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08 08: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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