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카멜레온 꼬마 그림책방 30
다시로 치사토 글.그림, 김영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초록색 나뭇잎에 올라가면 초록색으로, 노란 꽃 위에 올라가면 노란 꽃으로, 자신이 위치한 곳의 색에 따라 몸의 색을 변화시키는 카멜레온. 주변의 천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이런 특성은 카멜레온이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도 기여한다. ^^ 더불어 아이들 역시 몸의 색이 변하는 카멜레온이 등장하는 책이라면 호기심이 일어 보게 된다. 이 그림책은 화사하면서도 다양한 색감으로 가득 차 있고, 색다른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보는 내내 눈이 즐겁다. 



 <뒤죽박죽 카멜레온/에릭 칼>이라는 그림책을 보면 주인공이 주변 동물들을 보며 자신의 몸의 일부를 이리저리 변화시키다가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몸이 가장 좋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그림책은 제목에 '알록달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을 보니 이야기가 색과 관련되어 있구나 하는 짐작을 하게 된다. 주인공 카를로는 자신만의 고유한 몸 색깔을 지닌 다른 동물들과 달리 가는 곳마다 주변 환경과 비슷한 색으로 몸 색깔이 변하는 자신을 싫어한다. 가장 친한 친구들마저 카를로를 주변 사물로 착각해서 그냥 지나치곤 하는 탓에 속이 상한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자신이 카멜레온인 것이 싫다는 카를로에게 하마는 예쁜 색깔로 변하기도 하는 카를로가 부럽다고 말한다. 세상사가 그런 것 같다. 나는 단점이라 여기고 싫어하는 부분을 다른 누군가는 장점으로 여기며 부러워하는 경우가 있다. 외모나 성격, 특기 등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단점이 되기도 하고 장점이 되기도 하는 것은 이를 판단하는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하마가 자신은 늘 칙칙한 잿빛이라며 푸념을 하자 카를로는 과일을 으깨 즙을 만들어 하마의 몸에 분홍색을 칠해준다.  



 화사한 색으로 뒤덮인 모습에 좋아하는 하마를 보며 좋은 생각이 떠오른 카를로! 과일, 꽃, 나뭇잎을 따 모아서 즙을 짜내고, 여러 색깔의 즙을 섞어 자신의 몸도 알록달록하게 칠하고 그릇에 담아 놓는다. 다음날 아침 동물들을 불러 모아서는 온갖 화려한 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칠하는 것도 모자라 별별 무늬들까지 그려 넣어준다. 무지개 색 몸뚱이를 지니게 된 사자, 분홍 바탕에 파랑 땡땡이 무늬를 그린 코끼리를 비롯하여 꽃무늬, 별무늬 등 다양한 무늬와 색을 칠한 동물들의 현란한 변화가 압권이다.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독특해 보이기도 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원래의 모습과 비교해 보는 것이 하나의 재미.



 카를로에게 멋진 생각이라며 몸을 맡긴 것을 보면 동물들도 자신의 몸 색깔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일 게다. 자기 외모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지 싶다. 뛰어난 외모를 지닌 연예인들도 종종 신체의 어느 부위가 마음에 안 든다거나, 컴플렉스로 여긴다는 등의 망언(?)을 하지 않던가. 동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정글에서 가장 유명한 동물이 된 카를로는 마냥 행복하다. 그런데 달랑 하루가 지나자 불평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신이 나서 환호성을 지르며 집으로 갔던 동물들이 다음 날이 되자 먹이를 구별할 수 없다느니, 나비가 친구라고 한다느니 하며 원래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아우성을 지르지 뭔가! 
 


 동물들에게 쫓겨 벼랑 끝에 몰린 카를로의 알록달록했던 몸 색깔이 잿빛으로 변하며 변화를 예고한다. 잿빛은 카멜레온이 멈춰 선 절벽의 색이기도 하고, 몰려온 먹구름의 색이기도 하며 위험에 처한 자신을 보호해 주는 색이기도 하다. 장대비를 몰고 온 폭풍이 지나간 정글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 초록색으로 변해 초록 이파리 위에 슬쩍 몸을 숨긴 카를로의 표정도 평온해 보인다. 




 요즘은 중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도 화장품을 가지고 다니며 쉬는 시간 등을 이용해 화장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놀랐더랬다. 아이들도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욕구가 있겠지만 그에 앞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졌으면 싶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뒤표지를 덮기 전에 파란 계열의 그림이 그려진 내지의 그림을 유심히 보며 몇 마리의 파람색 카멜레온이 숨어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빼놓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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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01: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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