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6
S.S. 반 다인 지음, 안동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오래간만에 내가 읽기 위한 추리소설 몇 권을 구입했는데, 이 책은 다방면의 지식을 겸비한 탐정이 쏟아내는 난해한(?) 말때문에 조금은 곤혹스러웠다. 살림하는 짬짬이 읽을만한 가벼운 추리소설을 원했느데 두께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문장들이 쉬이 이해가 되질 않아서 하루만에 읽어내기에는 버거웠던 작품이다. 우선 등장하는 탐정인 번스가 풍기는 얼마간의 냉소적인 이미지는 마음에 들었지만 그가 하는 말들은 직설적이기 보다는 듣는 사람이 한 번 더 생각하도록 우회적으로 비유하듯이 말함으로서 읽는 나 역시 한 번 더 생각하면서 되풀이해서 읽어야 했다. 나이가 들어서 내 머리가 녹슬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서글픔을 느끼며... ^^;

음울한 저택에서 강제(유언)에 의해 살아가는 가족들의 비상식적인 모습들이 살인의 필연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모티브는 여러 추리소설에서 접할 수 있어서 낯설지 않았고, 살인을 수월하게 해주도록 도와주는 것(범죄와 관련된 책 등)을 가까이 하는 것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면에서는 추리소설도 살인자에게는 조언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탐정이나 경찰 모두 살인 사건이 몇 차례나 일어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데, 그토록 교묘하게 사람들을 속일 수 있는 능력도 타고 나야 하는가 보다. 조금은 사건을 질질 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마지막에 가서 보여준 구명활동은 그것을 상쇄할만 하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에 익숙한 나로서는 다소 어려움감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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