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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벅머리 페터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예순일곱 ㅣ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67
하인리히 호프만 폰 팔러슬레벤 지음, 엄혜숙 옮김 / 마루벌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바르지 못한 습관이나 행동을 한 아이에게 나쁜 일이 생긴다는 식의 다분히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그림책. 못된 짓을 한 아이가 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고통을 겪거나 심지어 죽는 결말을 보여주기도 하는 짧은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표지에 둘러진 띠지를 보니 <더벅머리 페터>가 출간된 지 150년이나 되었으며 유럽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채찍으로 개를 때리는 등 못된 짓만 하는 아이를 비롯하여 불장난을 한 아이, 흑인 아이를 놀려대는 소년들, 엄지 손가락을 빠는 아이 등등 못된 짓이나 어른이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불장난을 한 소녀는 옷에 불이 붙어 활활 타 버리고, 재단사가 가위로 엄지손가락을 싹둑 잘라버리기도 한다. 먹지 않는 아이는 몸이 점점 가늘어져서 죽고 말며, 하늘만 보며 걷는 아이와 폭풍이 몰아칠 때 바깥에 나간 아이도 일을 당한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어른들은 종종 누가(굴뚝청소부, 망태 할아버지 등) 아이를 잡아갈 것-또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공포심을 주어 행동을 교정하려는 방법을 쓰곤 한다. 이 책도 그런 맥락으로 나쁜 일이 생기는 결말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공포심을 유발하여 나쁜 버릇이나 어른들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책을 처음 읽을 때 나는 끔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아이들은 의외로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본문 뒤에 "더벅머리 페터는 어떻게 탄생했나?"에 작가가 이 이야기들을 쓰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으며, 이 책이 비판을 받기도 하는 부분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부분도 있다. 이 그림책의 내용은 학대, 살인, 죽음, 신체 절단 같은 공포적인 요소와 교훈이 담겨 있는 전래 동화-빨간 모자나 백설 공주-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 20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