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잘잘 1 2 3 (양장) 사계절 아기그림책 2
이억배 지음 / 사계절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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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읽거나 보는 책이 아니라 노래를 부르게 되는 책이라고 해야겠다. 문장을 읽어나가다 보면 저절로 노래를 부르듯이 책 내용을 '잘잘잘~' 부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책 읽어주는 엄마도 흥에 겨워 잘잘잘~ 아이도 신이 나서 잘잘잘~. 이 책의 글(가사)과는 좀 다르지만 아이들과 가끔 "하나 하면 할머니가~ 두울 하면~ 두부 장수~ "하며 노래를 부르곤 했던 터라 이 책을 볼 때도 흥겨운 마음으로 노래하듯이 읽어주었다. 그리고 책을 처음 볼 때 화풍이 눈에 익다 싶더니 바로 <손 큰 할머니의 만두>의 그림을 그린 이억배님이 이 책의 그림을 그리셨다. 

 "하나 하면" 커다란 호박을 머리에 인 할머니가 길을 가시고, "둘 하면" 두 마리의 두더지가 땅굴을 파고, "셋 하면" 생선 장수 아주머니 세 마리씩 있는 생선을 파는 모습이 보인다. 하나에서는 할머니도, 호박도, 나비도, 벌도, 강아지도 하나이고, 둘에서는 두더지, 벌, 무, 꽃, 지렁이 등이 다 두 마리씩이다. 다섯에서는 다람쥐, 도토리, 새도 다섯이고 나무지붕, 컵, 풀이파리, 나무도 다섯을 그려 놓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여덟에서는 영감님이 여덟 마리의 염소를 끌고 가시는데, 길에 핀 해바라기도 똑같이 여덟 개이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사물들이 숫자만큼 있는지 일일이 헤아려 보는 등 살펴 볼 거리가 많은 그림들 덕분에 책장이 금방 넘어가지 않곤 한다. 

 무엇인가를 외울 때 비슷한 어감의 단어를 아울러 노래를 부르면 금방 외워지고, 잘 잊혀지지 않는 것을 경험해 본 분들이 계시리라. "일, 이 삼, 사..."와 달리 "하나, 둘, 셋, 넷..."은 유아들이 쉽게 외우지 못하고 헛갈려 하기 쉬운데 바로 이 책처럼 노래를 부르며 익히다 보면 금방 익히게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게 된다. 책에 나온 문장을 바꿔 보는 것도 아이들의 창의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나'에서 '할머니' 대신에 어떤 단어를 넣으면 어울릴지 아이랑 서로 의견을 내보고, 어떤 가사로 바꾸면 좋을지 의논하다 보면 아이의 문장력도 늘 것 같다.  

- 2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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