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곳 그림책 보물창고 28
패트리샤 매클라클랜 지음, 마이크 위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농장에서 태어나 자연의 품 안에서 성장해가는 소년과 자연을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 <키가 크고 수수한 새라 아줌마>로 뉴베리 상을 수상한 패트리샤 매클라클랜의 작품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마이크 위머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섬세하고도 사실적인 화풍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특히 사람들이 등장하는 부분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혹은 사진을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사진에 어떤 처리를 해서 만들어 낸 그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세밀하고 정교하다. 매우 서구적인 화풍이라 개인에 따라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듯.)

 소년은 할머니의 품 안에 안겨 처음 접한 바람 소리, 골짜기와 냇물, 언덕, 이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소년이 태어나자 헛간에 새겨진 가족의 이름 옆에 아이의 이름을 새겨 넣고, 나중에 동생이 태어났을 때도 그렇게 하신다. 밭을 일구는 아빠, 냇물을 사랑하는 할머니, 블루베리 언덕을 좋아하는 엄마, 소가 여물 먹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헛간을 사랑하는 할아버지... 소떼와 양 떼가 노니는 풀밭에는 개들이 뛰어다니고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이 곳에서 소년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숲 속과 초원을 돌아다니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누린다. 

  훗날 어디에서 살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못과 이 모든 것들을 동생에게 보여주겠다는 소년. 동생 또한 이 곳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말에 가슴 속에 늘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고향이 떠올랐다. 만약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그 곳을 우리 아이들도 볼 수 있다면 틀림없이 사랑하게 되었을 텐데... 풀이 무성한 강둑에서 메뚜기를 잡고, 낚싯줄을 드리워 작은 물고기와 게를 잡고, 모래사장에서 모래성 쌓고 조약돌 주워 장식하고...

 소년과 동생의 눈 앞에 펼쳐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은 부러움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아름답다. 작가의 나라인 미국에도 이런 곳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은데 사라져 더 이상 볼 수 없기에 더 안타깝고 그리운 것이리라. 어른들에게 자연 속에서 뛰놀던 자신의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젖어 들게 하는 책이다. 숲과 들판, 강과 바다 대신에 높은 건물과 차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도로를 보면서 자란 우리 아이들은 어른이 된 뒤에 떠올릴만한 추억이 없을 것 같아 안타깝게 여겨진다. 

- 2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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