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를 삼켜 버린 안개산으로 작은거인 8
박재형 지음, 이상권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집 소인 검둥이를 찾아 산에 오른 순둥이 부자가 제주도 설화 속에 등장하는 존재들을 만나고 모험을 겪는 <검둥이를 찾아서>의 후편이 나왔다. 이번에는 검둥이의 새끼인 누렁이가 없어졌다! 그래서 순동이 부자는 다시 안개산 속으로 사라진 누렁이를 찾아 위험한 길로 들어서는데...  제주도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제주도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 속에 녹여 낸 작품으로 박재형씨가 글을 쓰고 이상권씨가 그림을 그렸다.

 어느 날, 순동이가 동생처럼 아끼는 소 누렁이가 안개산 속으로 사라지자 소를 찾기 위해 다시 산으로 들어간 세 사람...  누렁이를 찾으러 나선 순동이 부자는 신기함과 위험을 간직한 안개산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생명을 위협당할 때마다 지혜와 용기를 발휘하여 어려움을 이겨나간다. 다양한 설화에서 탄생시킨 독특한 캐릭터들과 주인공들이 만나면서 빚어내는 이야기는 흥미를 불러 일으키고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옛 제주 사람들은 안개구름이 낀 한라산을 두고 신선의 세계에 인간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신선이 조화를 부린 것’이라 여기고 함부로 올라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안개산'과 '신선의 호수'는 한라산과 백록담을 빌어 만들어 낸 배경이다. 전편인 <검둥이를 찾아서>에서 나왔던 겁쟁이 뱀 띨띨이는 '김녕 뱀굴' 설화에 나오는 구렁이에서 탄생한 것이다. 전 편에서는 이름 그대로 겁쟁이에 순한 뱀으로 나오더니 이번 편에서는 성질을 드러낸 무시무시한 뱀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외눈박이 거인과 섬으로 돌아가버리는 배는 '보목리 조록이당' 설화와 관련이 있으며, 사만이 할아버지는 저승사자를 대접하고 따돌려 사만 살까지 산 '수명 신 사만이' 설화에서 빌어 온 인물이다. 그리고 날개 달린 젊은이는 아기 장수(밀양 박씨) 설화에서 빌어 온 인물로, 이 책에서는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역적으로 몰릴 위험도 없애기 위해 스스로 날개를 자른다는 설정을 취하고 있다.

 <작가의 말>을 보면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고 속편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외국의 신화나 전설만 접해줄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이런 설화와 전설이 있음을 알려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설화 속 캐릭터들을 작가가 창조한 이야기 속으로 불러들인 이 책은 제주도에 전해오는 우리나라 설화가 주는 재미와 모험 이야기가 주는 긴장감이 잘 결합되어 있다. 독자는 순동이 부자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통해 생명을 귀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책을 쓴 작가분도 1편격인 <검둥이를 찾아서>보다 재미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많이 애쓰셨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2편의 재미가 조금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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