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과 재주 많은 일곱 형제 국민서관 그림동화 101
마거릿 마이 지음, 홍연미 옮김, 무시엔 쳉 그림 / 국민서관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혹 작가가 우리나라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재주 많은 형제들을 데려다가 역사 속 실제 인물인 진시황과 결합하여 이야기를 꾸며낸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더랬다. ^^ 그런데 본문 뒤에 실린 글을 보니 중국에도 재주 많은 형제가 등장하는 옛이야기가 전해지는 모양이다. 동서양의 옛이야기들을 비교해 보면 세부적인 사항은 다르지만 -콩쥐팥쥐와 신데렐라 등과 같이- 내용의 유사성을 찾아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종종 있는데, 이 옛이야기 또한 그런 케이스인 모양이다.
 미국어린이도서협회 '블루 리본 북'을 수상하였으며, 미국도서관협회에서 '주목할 만한 도서'로 선정도기도 한 작품.  



 일곱 형제는 제각기 신체적인 면에서 놀라운 재주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천리 밖의 소리도 들을 수 있고, 둘째는 천리안을 지녔으며, 셋째는 산을 옮길 만큼 힘이 장사이다. 뼈가 단단한 쇠로 되어 있는 넷째, 쑥쑥 자라는 다리를 지닌 다섯째와 불길 속에서도 타지 하는 신체를 지닌 여섯째, 그리고 눈물 한 방울이 마을을 잠기게 할 만큼 어마어마한 막내. 똑같이 생긴 사람을 여럿 그려 놓은 한 장면을 보면서 처음에는 한 사람이 여러 가지 동작을 하는 모양새를 그렸나 싶었는데, 본문을 읽고 보니 생김새가 쌍둥이처럼 비슷한 일곱 형제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중국 최초로 통일 제국을 이룬 진시황이 중국을 다스리던 시절로,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거대한 만리장성을 축조하기 위해 많은 백성들에게 힘든 노역을 시킨 탓에 후대에 악명 높은 황제로 알려져 있다. 
  



 첫째가 만리장성 쪽에서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둘째가 만리장성에 난 큰 구멍을 메우기 위해 사람들이 밤낮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막내가 사람들을 가여워 하여 울음을 터트리려 하자 힘이 장사인 셋째가 만리장성으로 간다. 재주 많은 형제들은 움직임도 초고속으로, 다들 30초 만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신출귀몰함을 지녔다. 오, 역시 대단해!! 셋째가 한나절 만에 만리장성에 난 구멍을 메워 놓자 진시황은 힘이 센 장사를 그냥 두면 훗날 화근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에 셋째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아랫사람이 지나치게 뛰어나면 윗사람은 행여 자신을 넘어설까 싶어 불안감을 느끼게 되나 보다.





 이후로 진시황의 명령으로 한 형제가 죽을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다른 형제가 가서 서로를 바꿔치기 한다. 황제가 목을 베라고 하면 넷째가 가고, 바닷물에 빠뜨려 죽이려고 하면 다섯째가 나선다. 이는 형제들이 걸음걸이며 말투, 무엇보다 생김새가 비슷하기에 가능한 일. 깊은 물에 빠진 다섯째가 다리가 쑥쑥 자라 얼굴을 물 밖으로 내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요즘 아이들이 한창 즐겨 보는 '원피스'라는 애니에 등장하는, 고무처럼 몸이 죽죽~ 늘어나는 주인공이 생각나서 아이들과 그 이야기를 하며 한 차례 웃었다. 




 본문 중에 진시황의 막강한 위엄을 강조하는 다양한 수식어-'떠오르는 태양보다 더욱 눈부시고 거룩하신', '속삭이는 소리도 ... 천둥소리 같은 막강하신' 등등-들이 인상적이다. 황제를 어찌 보면 살짝 비꼬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진시황은 천하를 호령하는 막강한 권력과 위세를 지닌 존재인 반면 일곱 형제는 일반 평민에 지나지 않지만 자신들이 지닌 재주를 발휘하여 목숨을 지켜내었으며, 황제를 물리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이는 사람들을 가여워 하는 막내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더불어 이 옛이야기는 힘을 합쳐 위기에 대처하는 협동심과 서로를 아끼는 형제애를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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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2-2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어요.^^
설 잘 보내셨죠?
이쁜이들이랑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 되세요.^^

향기로운 2010-02-2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책을 고르다 아영엄마님 서재까지 오게되었네요^^ 협동심과 형제애를 일깨워 줄 책이라니 귀가 쫑긋하네요^^ 잘 지내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