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늑대와 호랑이와 담이와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1
한병호 그림, 채인선 글 / 시공주니어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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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걱정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똑같을 것이다. 가끔 동물의 왕국 같은 다큐 프로그램을 보면서 새끼를 기르는 동물 부모가 새끼들을 다독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물들도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위험한 세상에서 새끼를 키우면서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할지 가르치고 주의를 줄 것이다. 바로 이 책에 나오는 엄마 토끼처럼 말이다. 엄마 토끼는 아기 토끼에게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집에 꼼짝말고 있으라며 고개 너머에 늑대 가족이 살고 있으니 절대 밖에 나가면 안된다고 당부를 한다. 그런데 이 아기 토끼는 대단히 조숙한 아이인가 보다. 엄마에게 자기는 옛이야기에 나오는 염소처럼 어리석지 않다며 안심을 시키지 뭔가! 과연 그런 말을 들은 엄마가 안심이 될지는 의문이긴 하지만...

늑대가 찾아오면 빗자루를 써서 물리치기로 마음먹은 아기 토끼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늑대를 기다리는 것 같다. 과연 아기토끼는 늑대가 찾아오지 않는 것이 못마땅해서는 그것을 따지기 위해 고개 너머에 있는 늑대의 집에 혼자서 찾아 간다. 토끼가 늑대가 찾아 오길 기다린 이유는 혼자 집을 보는 것이 따분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혼자 해 보았다. 아기 토끼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무서운 대상을 피해 집 안에만 있던 아기 늑대를 만나고서야 엄마들은 다 똑같다는 결론을 얻는다.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말-'엄마들은 다 똑같구나.', 그리고 아기 동물들이 담이를 만난 장면에서 씌여진 '아빠도 그렇구나''라는 글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자식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엄마, 아빠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로 눈을 돌려 볼 때, 자식을 학대하고 폭력을 가하고, 유기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는 작금의 형태가 서글프기만 하다. 아이들이 이러한 현실을 알게 될까 두렵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주면서 어쩌면 우리 어른들은 노파심에서 아이들을 세상과 사람들로부터 지나치게 격리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안심하고 내보내기에는 바깥 세상이, 그리고 사람이 너무 겁이 나는 것을 어찌하랴! 이 책 속의 세상-토끼와 늑대, 호랑이, 그리고 아이가 함께 어우러져 놀 수 있는-처럼 우리 아이들이 아무 두려움이나 거리낌없이 사람들과 만나고 어우러질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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