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위한 최고의 선물 벨 이마주 6
제인 채프먼 그림, 다이애나 헨드리 글, 이상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땡볕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하는 아빠를 위해 아주 특별한 '햇볕 가리개를' 만든 꼬마쥐. 예쁜 데이지꽃을 엮고 붉은빛 토끼풀꽃과 깃털을 꽂은 예쁜 모자를 보면 그걸 만든 꼬마쥐가 대견하긴 한데, 솔직히 책 읽어주는 내내 그걸 만든다는 구실(?)로 아빠를 돕지 않는 꼬마쥐가 못마땅했어요. 어른인 저의 시각으로 볼 때는 가리개보다는 옆에서 거들어줄 일손이 더 필요한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도 꼬마쥐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꽃을 꺽어야 한다고, 깃털을 모아야 한다고 하면서 계속 아빠의 요청을 거절합니다. 그동안 아빠는 혼자서 땅을 파고, 씨앗을 심고, 잡초를 뽑아서 버리고, 딸기를 따느라 애를 먹는데 말이죠. '흥, 하루종일 뭘 만들어 내느라 바쁘다고? 넌 아빠를 도와 줄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는 애야!'라는 아빠쥐의 솔직한 말에 공감이 갔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만들 생각을 한다는것, 그리고 실제로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생각한다면 꼬마쥐의 입장도 이해가 가긴 합니다. 화를 내던 아빠도 꼬마쥐가 내민 햇볕 가리개를 보고 마음을 풀고, 함께 딸기를 나누어 먹고 한숨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모습을 보니 꼬마쥐를 야속하게 생각하던 제 마음도 풀어지네요.

그리고 이 책이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부분은 여러가지 재활용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빨래집게와 재봉실로 바퀴를, 종이로 통을 만들어 수레로 사용하고, 개수대 뚜껑으로 그네를 타고, 포크를 삽으로 이용하죠. 현관기둥은 숟가락과 연필, 클립으로 빨래집게, 크림통은 거름통(잡초-달팽이가 먹어치우죠!)으로 이용합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림만 살펴보는 재미도 녹녹치 않은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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