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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고얀 놈의 생쥐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34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의 저자인 '로렌 차일드'의 작품으로 그의 신작이라길래 구입을 했는데 내용을 접하고 보니 전작만큼 기발하다거나 좋은 내용을 담은 그림책으로 꼽을만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완동물'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긴 하지만 동물의 입장보다는 사람의 입장을 내세운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뒷골목의 쓰레기통에 살던 한 생쥐가 자기 친구들(거기에 고양이도 포함된다!)을 통해 애완동물로 살아가면 불편한 점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면서도 자기도 누군가의 애완동물로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주인 구함' 같은 광고문을 내고 마침내 누군가의 애완동물로 살게 된다는 내용이다. 단지 그 주인이 상당히 눈이 나빠서 '고얀 놈의 생쥐'를 '고양이'로 안다는 것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다만 원어판의 묘미(rat과 cat이라는 두 단어의 한 글자 차이가 주는 위트~)른 누릴 수 없는 점이 아쉽긴 하다. 그래도 '고얀 놈'이라는 단어로 생쥐를 '고양이'로 착각할 수 있게 만든 번역은 원작의 묘미를 잘 살려주는 것 같다.-
사실 동물이 힘들여 먹이를 구하지 않아도 되고, 따듯한 곳에서 살 수 있는 안락한 삶을 위하여 과연 자신의 자유가 속박된 삶을 택하겠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 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에서 애완동물로 살아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발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더라도 아이들은 이 책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로렌 차일드의 그림이라는 느낌을 솔솔 풍기는 재미있는 그림들이 아이들의 눈길을 끌 것이고, 애완동물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흥미때문에라도 아이들이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심지어 우리 아이는 '고얀 놈의 생쥐'에게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살지 않겠냐는 편지-방학과제이긴 하지만-를 쓰기까지 했다.
사실 이 책을 산 이유가 한가지 더 있는데, 얼마전에 기르던 햄스터가 죽고 나서 아이가 다른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어하길래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려고 구입을 했다. 그런데 책을 본 후에 오히려 더 애완동물을 기르자고(생쥐도 괜찮다나~) 조르는 통에 애를 먹었다는 후일담을 곁들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