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읽은 작품인데. 베르나르의 최근 작품인 '뇌'를 읽고 난 후에 다시 한번 읽어 보았습니다. 주인공들이 사후 세계와 천국의 비밀을 알고자 하는 욕망은 자신의 죽음 이후에 무엇이 올지 모르는 두려움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상상력과 각종 종교가 제시하는 사후 세계에 관련된 문헌과 이야기를 결집하여 천계를 다녀올 수 있는 사람들, 즉 타나토노트에 관한 이야기를 완성하였더군요. 사람들이 약물이나 명상에 의지하여 천계에 다녀올 수 있다는 베르나르의 상상력은 높이 살만하지만 그 역시 상상력에 한계가 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국적과 관련된 것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으며, 천계의 묘사도 인간 사회의 모습에 치중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영계라는 곳에 인간의 모순과 탐욕과 분노 등의 감정이 그대로 전이되어 종교 전쟁을 벌여 영혼의 줄을 끊어버림으로써 살인이 가능하게 하고, 광고판을 세운다는 것은 조금 지나친 감이 있는 듯 하네요. 사람들이 믿는 천국이 온전히 평화가 사랑이 가득한 천국으로 남아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