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선물
줄리 가우드 지음 / 현대문화센터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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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네 살의 젊은, 아니 어린 네이선 제임스 세인트 후작은 두 집안의 화해를 주선한다는 명목을 내세운 국왕의 주선에 따라 앙숙 집안인 윈체스터 가문의 여식을 아내로 맞이하게 된다. 신부인 사라 윈체스터는 식장에 내려가지 않으려고 앙탈을 부리다가 결국은 낡은 담요를 쥐고 아버지의 손을 피해 신랑의 품으로 뛰어든다.

이 때 그녀의 나이 네 살... 참 대단하구나 싶었다. 아무리 집안간의 정략적인 결혼이라고 하지만 겨우 네 살의 신부라니... 그 아기가 자라서 아름다운 숙녀가 되었을 즈음에 네 살 이후로는 얼굴도 보지 못한 네이선은 신부를 납치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라의 행동으로 계획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그녀의 이모인 노라까지 떠맡는 신세가 된다.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로맨스 소설이라고 말해야겠다. 사라가 네이선의 배를 타고 좌충우돌하며 엮어 내는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어 시간 가는줄도 몰랐다. 네살에 결혼하여 백마 탄 남편을 기다려 온 사라는 네이선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여자에게 마음을 다친 네이선은 사랑한다는 말을 결코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 네이선이지만 아내가 누군가에게 위협을 당하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참 멋있지만, 무뚝뚝한 남편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

한편 사라라는 인물은 너무나 순진하다고 해야 할까, 그녀의 양산때문에 빚어지는 사건들이나, 남편이 애용하는 채찍을 빨랫줄로 사용하는 대목에서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한 남자를 진실로 사랑하였기에 그 사랑이 보답받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덮었다. 작가의 유머가 곳곳에 잘 녹아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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