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코끼리 몽크
이우일 글 그림, 달파란 음악 / 열린책들 / 2001년 8월
평점 :
품절


책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작가나 음악을 맡은 사람이 아이들의 동화책을 쓰는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라는 것 때문에 더 독특해 보이는 것 같다.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우일씨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며, 아이들의 실수를 감싸주고 위로해 주는 어른이 되고 싶어 만든 이야기이라고 밝히고 있다.

어릴 적에 부모님께 야단을 맞을 때면 나는 커서 절대 아이들을 야단치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지만 자라서 자식을 낳아 기르고 보니 아이를 야단칠 일이 다반사인걸 어찌할 도리가 없다. 작가가 자신의 아이를 위해 썼다는 '장난감 코끼리 '몽크'의 눈물나는 여정이 읽어주면서 새삼 내 어릴적 생각도 나고, 아이 입장을 이해하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난꾸러기 몽크는 툭하면 뭔가를 깨뜨리고 부수뜨리지만 결코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아이들에게 아무런 일이 없겠는가.. 실수로 누나 안경을 깔고 앉아서 깨뜨리고, 치우려고 가져온 빗자루마저 부려뜨린 몽크는 누나와 엄마한테 혼이 날까봐 울상이 된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자꾸 일이 잘못되는 바람에 결국 서럽게 울어 대는 몽크의 모습을 보며, 자기 의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사고때문에 슬퍼하고 불안해 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말썽만 피우고 엄마를 속상하게 하고..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라며 집을 뛰쳐나가는 몽크.. 개인적으로 이 대사가 잘못을 저질러 야단을 맞을까봐 불안에 떠는 어린 아이들이 떠올릴만한 생각이라기보다는 아이를 야단치는 어른들이 하는 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 역시 어렸을 때 속상한 일을 겪고 어린 마음에 집을 나가서 저녁늦게까지 동네를 돌아다닌 경험이 있기에 몽크의 가출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낯선 길에 들어서니 겁도 날 것이고, 무작정 집을 나섰으니 먹을 것이 없어 배도 고픈게 당연지사.. 집생각, 엄마생각이 간절히 나는 배고픈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은 몽크는 자신을 움직이게 해주는 원동력인 태엽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태엽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몽크는 울다 지쳐 깊은 잠에 빠져 들고, 끼리릭~ 소리에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다.

숲에서 몽크를 주워와 태엽을 감아준 은서에게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들려주며 자기가 없어져서 모두들 좋할거라는 말을 하는 몽크. 책을 읽어주며 나는 그럴 때 '내가 없어지면 다들 슬퍼하겠지'라는 상상했었는데 하며 괜시리 웃음이 나왔다. 그에 비해 아이들은 몽크의 슬픔에 깊이 공감하는 눈치였다.

은서는 지금쯤 엄마도 누나도 몽크를 찾고 있을 것이라면 위로해주다. 은서의 말에 용기를 얻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행복하기만한 몽크. 집에 도착하여 안경이 부러진 누나가 조금쯤 화를 내도, 빗자루를 부러뜨려서 엄마에게 야단을 맞더라도 가족 모두가 몽크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다는 것을 알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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