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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 1
김하준 지음 / 데이즈엔터(주)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이 판타지는 지나친 이상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주인공인 열세살짜리 소년 지크의 아버지가 이룩해 놓은 업적을 먼저 살펴보면 조그만 땅에서 생산된 잉여식량으로 오크를 끌어 들이고, 땅을 사들는 과정을 반복하여 거대한 평야를 자신의 영지로 만든 점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드래곤을 겁내지 않고, 단지 잠을 자고 있다는 이유로 드래곤의 땅을 침범하여 광산을 개발한 점은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다른 판타지 책을 읽어보면 드래곤은 잠을 자더라도 자신의 땅에 대한 방비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어쨌든 드래곤의 땅에서 발견한 금광산을 개발하면서 그 재력을 바탕으로 점점 더 큰 도시를 이룩해 놓은 아버지는 자신이 받아들였던 친척의 배반으로 목숨을 잃는다.
자신의 권리가 박탈당할 뻔했던 소영주 지크가 어릴 적부터 함께 생활해 온 오크와 앨프들의 도움으로 배반자를 처단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후안영지를 더욱 거대하게 이룩해나가는 것이 일 편의 주요 줄거리이다. 그것은 자신을 위한 축제에 참석했던 드래곤이 '자신의 땅에 대한 개발'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묵계가 생겨 더욱 많은 광산을 개발하게 된다는 행운이 따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제 지크는 완전히 돈방석에 안게 되어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되고 말았다.
앨프들의 도움으로 지크상회를 단시간 내에 대륙 최고의 상권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현실세계에서는 가능하지 않을 듯 싶다. 물론 이 책은 판타지세계를 담은 책이니까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보면서 책을 읽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아직 어린 지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들도 펼쳐 질 것이며, 그의 이상형이 어떤 식으로 지속되는지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책의 권수가 꽤 긴 편이던데 판매부수를 목적으로 이야기를 질질 끌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