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사랑 -상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천년.. 오래되어도 아주 오래 지속되어 온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기다려 왔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다. 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암자를 찾았던 성하상이 수행의 길로 접어 들어, 내면의 눈을 뜨면서 자신의 오래동안 예비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이 조금은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태어나서 2개월만에 버려져 고아로 힘겹게 살아온 인희가 예비된 사람을 만나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결국 더 힘겨운 삶을 안겨준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눈다는 것이 속상했다. 다른 나라에서 주인집 딸과 하인으로 만났던 두 사람이 결국 헤어졌다가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났것만 결국 윤회의 사슬을 벗어나지 못하고 아이를 낳다가 죽어버린 윤희는 그럼 언제 그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

그동안 읽어 온 양귀자님의 다른 소설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라서 읽다가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 같은 이야기를 너무 반복해서 쓰는 것 같기도 하고, 이야기를 질질 끄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주인공들이 엮어 온 천년의 사랑만큼은 아름답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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