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누이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2
이성실 글, 박완숙 그림 / 보림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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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만 셋 있는 집에 태어난 누이,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지만 어쩐 일인지 밤사이에 동물이 한 마리씩 죽어가는 해괴한 일이 발생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 아니 무엇일까? 아들 셋이 밤에 보초를 서지만 위의 두 형제는 그만 잠이 들어 범인을 보지 못한다. 그런데 잠들지 않은 셋째 오빠는 누군가 동물의 간을 빼먹는 것을 목격하고 만다. 바로 자신의 누이였던 것이다. 재주넘기를 하여 여우의 모습으로 돌아온 누이의 모습을 본 오빠는 그 사실을 부모님께 고하지만 오히려 쫓겨나고 만다.

세월이 흘러 기거하는 절의 스님으로부터 세가지 약병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온 오빠 앞에 나타난 거은 황량한 집과 여우누이뿐.. 오빠는 자신을 잡아 먹으려는 여우누이를 피해 달아나지만 곧 덜미를 잡힐 처지가 된다. 이 때 스님이 주신 세 약병을 던져서 겨우 목숨을 건지고 여우는 죽고만다. 사설이지만 옛이야기에 세가지 약병과 관련된 이야기가 또 하나 있는 것으로 안다. 계모에게 구박받는 연이 낭자가 한겨울에 찾아낸 무릉도원에 살고 있는 버들도령을 살려내는 약병도 세가지였다.

이 책은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그림만 봐도 등골이 오싹하고 식은땀이 흐를 법한 무서운 이야기책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도 여름이면 전설의 고향같은 프로그램에서 구미호에 관한 이야기가 매년 방송되고 했었다. 그 때마다 무서워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보았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끼리 모여서 무서운 이야기를 할 때도 꼬리 아홉달린 여우 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옛이야기였다.

벌써 작년 겨울부터 옛이야기책들 중에서 사려고 벼르던 책이지만 일부러 여름에 살려고 미루어 온 책이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날려버릴 비장의 무기라고나 할까. 그림만 봐도 오싹할 것 같은 이야기를 심각하게 듣긴 했는데, 밤에 무서운 꿈은 꾸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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