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역사의 운명인가..

은하영웅전설 1 - 여명편 ㅣ 은하영웅전설 1
다나카 요시키 지음, 윤덕주 옮김 / 서울문화사 / 2000년 3월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생긴 의문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특성은 세월을 거듭하여도 변하지 않는가, 아니면 단지 역사에 관한지식이 풍부한 작가의 상상력의 한계일까?'하는 것이었다.

지구가 멸망한 후 우주로 이주한 인간들이 만들어 가는 역사라는 것이 계급의 역사를 통해 반복되어 온 독재자와 귀족계급, 노예제도의 답습일 뿐이라니... 설정 자체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지만 다나카 요시키가 풀어나가는 이야기 자체는 매우 재미있다. 무대가 우주로 옮아가긴 했지만 두 인물을 중심으로 엮어가는 은하영웅들의 이야기들은 매우 흥미진진하여 책을 손에서 놓치 못하게 만든다.

일단 라인하르트라는 인물은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인간상이다. 금발에 흰 피부를 지닌 완벽한 외모에 냉철한 판단력, 카리스마, 뒷배경 등등 모든 것이 그를 황제로 만들기에 충분한 조건들이다. 그러나 가장 친한 친구를 잃어 버린 후의 그에게 우주의 절대 권력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반면에 양 웬리는 평범한 외모에, 군인이라는 직업을 지극히 싫어하는 인물이다. 성격은 온화하지만, 역사에 통달한 만큼 군사작전같은 것에는 천부적인 지식을 지니고 있어서 제국과의 전투에서 부하를 잃지 않는 능력을 지녔다. 그들 주위의 인물들간의 권력암투, 정권유지를 위한 비열한 행동들을 보면서 새삼 인간사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