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아저씨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4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4
레이먼드 브릭스 그림 / 마루벌 / 1997년 7월
평점 :
절판


눈을 좋아하는 것은 아이와 강아지뿐이라고 하던가.. 서울에 와서 맞이한 첫 겨울에 우리 아이들은 소복히 쌓인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손가락이 얼듯하고, 코 끝이 빨개지고, 옷이 축축하게 젖어들어도 집에 들어갈 생각을 안하던 아이들을 겨우 달래서 들어올 수 있었다. 다음날 녹아버린 눈사람을 보고 어찌나 아쉬워 하던지...

그리고 우연히 뮤지컬 형식으로 공연된 연극을 텔레비젼에서 보고는 아이들은 눈사람이 살아날 있다고 믿어버렸다. 마침 비디오로 녹화를 해 놓았는데 거기에 나온 음악이 너무 좋아서 테이프로도 녹화해서 틀어주기도 한다. 어쨋든 눈사람 아저씨 이야기를 접하고는 자기도 눈사람과 놀고 싶다고 조르기도 했었는데 그 아쉬움을 이 책으로 달래 주었다.

비록 글씨는 없지만 만화형식의 한 컷 한 컷에 담긴 장면을 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큰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글을 알게 된 후로는 동화책의 내용을 느끼기 보다는 읽는 것에 더 치중하는 것을 보면서 가끔씩 글이 없는 동화책도 아이에게 접해줄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파스텔 톤으로 그려진 그림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어른인 나도 꾼 속에서나마 눈사람과 함께 온세상을 돌아다녀 보고픈 충돌이 인다. 이 책 한 권으로 하얀 눈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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