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선물 고마워요! 벨 이마주 13
엠마 키 그림, 메러더스 후퍼 글, 창작집단 바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찰리는 할머니로부터 소포를 받는다, 자신이 갖고 싶은 장난감들을 상상하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서 포장를 풀지만 속에서 나온 선물은 할머니가 직접 짜신 스웨터. 엄마가 건네준 전화로 할머니께 전화드려서는 '마음에 정말 안 들지만 아무튼 고마워요'라고 하고는 끊어버린다. 그 후 스웨터는 자신을 싫어하는 찰리의 마음을 아는듯 조금은 슬픈 모습으로 자꾸 어디론가 숨어버린다. 스웨터가 마음에 들지 않는고 입지 않겠다던 다음날 밤, 스웨터가 찰리에게 다가와 같이 어디론가 가자고 제의한다. 함께 밤하늘을 날아서 도착한 곳은 알록달록 눈부신 털로 장식한 양 떼가 있는 들판. 찰리는 무지개양을 찾아 떠난 여행을 통해 무지개 스웨터에게서 느낀 따뜻함과 포근함만큼의 할머니의 사랑이 스웨터에 가득 담겼음을 깨달았으리라.

요즘은 선물을 사기 전에 받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나 받고 싶은 것을 미리 물어본 다음에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받는 사람도 알고 받기에 큰 즐거움이 사라진 듯하고, 주는 사람도 상대방이 선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면서 예전에 선물을 사거나 직접 만들면서 받는 사람이 놀라고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흐뭇해 하던 기억이 난다.

책의 그림들도 매우 특색이 있다. 특히 싫어하거나, 놀라거나, 기뻐하는 찰리의 감정이 얼굴표정에 매우 잘 나타나 있다. 밤의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중반부분의 배경은 다소 어둡지만 그 때문에 무지개 스웨터와 알록달록한 양들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찰리가 스웨터를 입은 후의 그림은 아이의 감정을 담아 매우 밝게 표현되어 있다. 찰리가 그네를 타는 부분의 그림은 특히 더 환하게 다가온다. 아이가 세탁기 속에 들어간 스웨터가 다 빨아지기를 기다리는 마지막 그림을 통해 얼마나 그 스웨터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갖고 싶은 것만 받으려하는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동화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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