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돼, 데이빗! 지경사 데이빗 시리즈
데이빗 섀논 글 그림 / 지경사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 표지에 등장하는 데이빗을 보고 있노라면 그 표정만으로도 '꼬마 악동'이라는 느낌이 절로 온다. 물론 '악동'이라는 기준은 나 같은 어른이 정한 것일뿐, 데이빗은 그저 쉼없이 탐색하고 뛰노는, 호기심과 놀고 싶은 욕구로 가득찬 평범한 아이일뿐이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이 세상은 몇 십년을 살아도 배워야 할 것, 알아야 할 것들이 쉴새없이 늘어나는 곳인데, 이제 태어난지 십년도 안 된 아이가 알고 싶은 것들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리고 해보고 싶은 것들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쌓아놓은 책이나 의자위에 올라서서라도 자신이 보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을 꺼내 싶어하는 아이에게 엄마가 당장 하게 되는 말은 '그러면 안된다'이다. 그리고 물장난, 공놀이를 하는 것도 '이제 그만, 하면 안된다'. 그렇게 우리 엄마들은 아이가 무엇을 할 때마다 위험하다, 시끄럽다는 등의 이유로 '안돼'라는 말을 무의식중에 입에 달고 살고 있다.
작가의 말이 아니라도 당장 눈 앞에서 사건을 벌이고 있는 아이에게 '그래'라는 말이 쉽사리 나오지 않는 것을 두 아이의 엄마인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펼쳐서 그림 한 면 보고, '안돼, 데이빗' 한 번 읽어주다 보면-별로 읽을 글도 없지만- 나 역시 하루종일 이 말을 달고 사는구나 하고 엄마인 나 자신의 모습을 다시 되돌아보게끔 된다.

그래서 순간순간 지나쳐버리는 실제 상황이 아닌, 행간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속에서 이런 상황을 접하면서 아이의 심정이나 입장도 생각해 보게 된 아이나 엄마를 위한 책이라 여겨진다. 책표지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아이가 그린 듯한 조금은 어설픈 그림이나, 손가락 두마디가 들어갈만큼 긴 세모 코나, 뾰족한 이를 가진 데이빗의 모습은 전혀 예쁘지 않다.

그리고 데이빗이 하는 갖가지 행동들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지만 마지막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런 마음들이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것을 느낄 것이다. 누가 뭐라해도 가장 사랑스러운 내 아이니까.,. 온갖 말썽을 저질렀지만 꼭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엄마의 마음, 우리 아이는 알까? 아이가 이 책을 통해 엄마의 사랑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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