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썸머힐'과 그 학교의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참 많이 놀라고, 부러워하면서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일단 우리나라의 교육환경과는 너무도 다른 교육방식과 생활방식에 놀랐다. 정해진 교과 시간표대로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찾아 가서 편안한 자세로 토론하고 배우는 것이었다.

좁고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1교시 땡, 10분 휴식, 2교시 땡, 휴식.. 자율학습, 학원 등등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대학에 갈 때까지 오로지 책하고만 씨름해야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었다. 자유로우면서도 자율적인 분위기속에서 자치적으로 생활해 나가는 그네들을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에도 저런 학교가 생길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다. 아니, 그것보다 그런 학교가 생긴다 해도 우리나라 부모들중에 안심하고 보낼려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을 것이다.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큰 아이가 내년이면 학교에 가게 되면서 벌써부터 온각 상상과 걱정을 껴안고 살고 있다. 아이가 학습에 뒤지지는 않을까, 아이들에게 따돌림받지는 않을까, 좋지 않은 선생님을 만나지는 않을까, 수많은 규칙을 지켜야 하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아마 우리 아이도 수많은 아이들 틈에 끼여서 규격에 짜인 생활방식에 길들여지리라. 어쩌면 내가 그렇게 되도록 강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니까. 마음 한구석에서는 우리 아이가 자신의 모든 것을 자신있게 활짝 펼칠 수 있게 커가기를 바라지만 남과 달라서 배척당할까 하는 노파심으로 아이의 등을 떠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담아두는 부분은 토토의 부모님이다.

재잘거리기 좋아하고, 아무 곳에나 뛰어들어버리는 토토는 학교에 가서도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연필 한 번, 지우개 한 번 꺼냈다가 집어넣은 등 책상을 쉴새없이 열고 닫는 행동으로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드는 문제아이다. 천동야를 기다리기 위해 창가에 서서 수업에는 뒷전인 토토의 자유분망함은 퇴학이라는 무시무시한 철퇴를 맞았지만 그녀에게는 윽박지르거나 강요하는 부모님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토토가 도모에학원에 가게 된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그처럼 토토의 모든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는 부모님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임을 서슴치 않고 단언하고 싶다. 그녀의 행동을 나무라기보다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일반학교와는 다른 도모에 학원의 방침을 이해하는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의 부모님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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