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리는 사람의 씨앗
브라이언 카바노프 / 열림원 / 1997년 11월
평점 :
품절


'사과 씨앗'의 발행자이기도 한 브라이언 카바노프'는 독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책에는 많은 씨앗들이 담겨져 있지만 한꺼번에 다 심을 수는 없다, 그리고 모든 씨앗에 파종시기가 있듯이 책 속의 이야기들이 우리 마음에 뿌려지려면 적당한 기후, 햇빛,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훌륭한 농부는 서두르지 않듯이 한 편의 이야기에 담긴 의미를 차츰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고 권한다. 나 역시 당장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나에게 씨앗이 듬뿍 뿌려지고 그 결실이 주렁주렁 매달리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책을 읽고난 후에 그동안 죽어있었던 내 가슴 속에 아주 작은 불빛이 살아나고, 그렇게 지펴진 작은 불길에서 나온 온기에 훈기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생각할 뿐이다. 감동적인 책을 읽었다고 당장 가족을 향한, 이웃을 향한, 인류를 위한 사랑을 실천을 하기 위해 애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먼저 내가 받은 감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사그라들었던 가슴의 불길에 풀무질을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씨앗을 뿌리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씨앗을 잘 가꾸는 것도 잊지 말고 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씨앗을 나누어 주는 것에 인색해서도 안될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이든, 읽은 후이든 여러분이 살아오면서 연민과 감동과 벅차오르는 사랑의 느낌을 받았던 일들을 기억에서 되살려 보라. 가족에게서, 이웃에게서, 지나가던 길에 스쳐지나가면서 보았던 어떤 한 장면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있던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나 가슴에 씨앗을 품고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씨뿌리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씨앗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그 열매를 거둘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단히 가꾸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것이 농부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기 가슴속에 지니고 있는 씨앗이지만 인생을 뒤돌아볼 수 있는 시점에서 과연 나의 씨앗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살펴보야야 할 것이다.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고, 잡풀을 뽑아주는 등 세심한 보살핌을 기울이느냐, 방치하느냐, 아예 뿌리지도 않느냐에 따라서 열매는 그 크기를 달리할 것이고, 어떤 열매도 얻을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본문에 나오듯이 신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씨앗만 팔 뿐 열매는 없다.'마음의 평화와 사랑과 지혜와 행복, 그리고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는 인간이 바랄 수 있는 최고의 것이지만 그것은 결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를 어떻게 가꾸어 가는가에 따라서 얻을 수도 있고,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 삶 자체에 대한 신뢰'를 가슴에 새기고, 화분을 준비하여 지금부터라도 다시 인생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 나가자. 사랑과 신뢰만큼 좋은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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