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미국의 토착민이면서도 백인들에게 밀려 마침내는 인디언 거주 구역이라는 제한된 지역에서 살게 된 역사는 미국인이 아니더라도 알만한 사실이다. 인디언들의 고유한 생활상과 고단한 삶이 이 책에 묻어나고 있으며,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작은 나무'의 이야기는 실제로 미국 동부 체로키 산속에서 조부모와 생활했던 작가의 자전적인 회상록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작은 나무'는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을 이어받은 아이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잊지 못할 유년기를 보낸다. 2미터가 될 정도로 키가 큰, 사람들 앞에서는 좀처럼 말하지 않으시지만 어쩌다 한마디 하시면 누구도 거역하지 못할 힘을 지니신 할아버지와 누구보다도 글자를 잘 읽으시는 할머니. 일년사이에 부모님을 잃어버린 다섯살의 어린 아이는 유년기를 아름답고 풍요로운 기억으로 가득찰 인디언으로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이 책에 나오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일일이 다 열거한다는 것은 바보같은 짓일 것이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한순간 한순간 다가오는 감동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껴보아야 할 것 같다. 꼭 필요한만큼의 짐승만 사냥하고, 별자리아 바람을 느껴보고 씨앗을 뿌리는 어쩌면 예전에 우리 조상들이 살았을 삶을 영위하면서 커간다.

조부모의 손을 떠나 강제로 학교에 입학한 후에 찾아온 불행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결국 도망치다시피해서 할아버지와 산으로 돌아온 작은나무는 얼마후에 소진한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지쳐보게 된다. 그리고 또 얼마 후 할머니마저 흔들의자에 앉으신 채로 죽음을 마지하게 된다. 그분들과 생활한 시간들은 몇년되지 않지만 '작은 나무'에게는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추억들이 될 것임을 믿어마지 않는다. 정말 가슴이 따듯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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