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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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아빠 얼굴보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다 잠들어 버린 밤 늦은 시간에 들어와서 아이들이 잠깨기도 전에 집을 나서는 아빠. 주말에도 출근하는 아빠를 둔 덕분에 근처 공원 나들이조차 해 본지 오래입니다. 늘 바쁜 아빠, 일 주일에 한 두번 얼굴을 볼 수 있는 아빠, 일찍 퇴근하는 때에도 피곤해서 쉬고 싶다는 아빠의 간청에 아이들은 함께 놀아보지도 못하지요.

이 책에 나오는 '한나'의 아빠가 굉장히 바쁜 사람인가 봅니다. 더구나 한나에게는 엄마가 없는 것 같군요. 여자아이로서는 좀 특이하게 '고릴라'를 좋아하는 한나는 책도 보고, 비디오도 보고, 그림도 그립니다. 그러나 아빠가 너무 바빠서 동물원에 갈 시간이 없는 탓에 진짜 고릴라는 본 적이 없답니다. 샌드위치 조각을 들고 어두운 방 구석에 앉아서 혼자서 텔레비젼을 보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가슴아프게 다가옵니다. 아이 혼자 방치되어 텔레비젼에 몰두하는 모습-부모로서 가장 경계해야 될 모습이 아닌가 싶어요.

한나의 생일에 받은 선물꾸러미 속에서 나온 고릴라 인형. 그러나 놀랍게도 그 인형이 진짜 고릴라로 변해서 한나와 함께 동물원에 갑니다. 꿈 속에서나마 고릴라 인형이 아빠 대신에 한나의 꿈을 이루어 준 거죠. 동물원도 가고,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춤도 춥니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한나가 아빠에게서 바라는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어찌보면 정말 작은 일, 하찮은 것들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들이 잊어버리고, 또는 외면하고 사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한나가 아빠와 함께 동물원에 가고 그래서 행복해 한다는 결말이 무척 마음에 드는 동화책입니다. 우리가 예저에 어린 아이였을 때 바라던 것들을 회상해보면서, 그리고 아이 아빠와 함께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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