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가 집을 나간 이유
수니티 남조시 / 책세상 / 1997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 자체가 눈길을 끌어서 보게 된 책입니다. 과연 신데렐라가 집을 나간 이유가 뭘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신데렐라는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여성으로부터 배척당하지요. 그 후 일곱난쟁이-그들도 남자지만-들의 보호를 받으며 살다가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도 역시 아름답다는 이유로 왕자의 눈길을 끌어 살아나서 결혼하게 되지요.

과연 백설공주는 그 후에 어떻게 살았을지 어른이 된 후에 한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으세요? 그들 부부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먼저 백설공주로서는 왕자라는 신분에 넘어가서 결혼했을 수도 있고, 생명의 은인이라는 이유로 결혼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과연 왕자는 어떠했을까요? 나이가 들어 백설공주의 미모가 사그러들자 왕자는 바람을 피웠을까요? 아니면 첫눈에 반한 사랑을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정말 오래오래 살았을까요?

신데렐라가 집을 나가게 된 사연을 이 책의 저자인 수니티 남조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마침내 결혼한 두 사람은 곧 싸우기 시작합니다. 왕자는 돈을 보고 결혼했다고 신데렐라는 비난하고, 신데렐라는 자기 미모에 반해서 결혼했다고 신랄하게 대꾸하죠. 그러자 왕자는 미모는 세월이 가면 시들지만 재산은 늘 그대로라고 하면서 그들의 결혼이 '공평한 거래'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신데렐라는 그 길로 집을 나가는 거죠.. 그후에 무슨 일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군요.

과연 집을 나간 신데렐라는 여성을 차별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태어난 인도나 이슬람 문화권의 여성, 그리고 유교 문화권의 여성 모두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하당하고 억압받는 비참한 생활을 해왔고 지금도 해나가고 있습니다. 머리카락이난 얼굴조차 내밀지 못하고 살아가는 여성들이 집 안에서는 어떤 대접을 받을지는 상상이 가시겠죠?

이 책은 페미니즘을 바탕으로 쓴 우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나 그리스신화, 이솝 우화 같은 이야기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뒤집거나 빗대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 내용이 상당히 난해해서 모든 부분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여성을 억압하는 당사자인 남자들도 꼭 읽어보아야 할 책, 다양한 해석 가능성이라는 미로를 깔아 두어 끊임없이 독자의 사고의 깊이를 자극하기에 여러번 읽어보아야 할 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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