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9
이미애 글, 이억배 그림 / 보림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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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이..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체의 모든 것이 한 쪽밖에 없는 아이다. 아이는 그런 사람이 정말 있는지 궁금해 하며 무척이나 이상하고 신기한듯 그림을 들여다 보았다. 눈도 하나. 귀도 하나, 그리고 코도 반쪽, 입도 반 쪽... 어느 것 하나 온전해 보이지 않은 반쪽이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자신의 아이에게 조금만 신체적인 이상이 보여도 좌절하고 슬퍼하는 부모들.. 왜 안그렇겠는가! 세상 사람들은 그런 아이들이 주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혐오스러워하거나 가까이 하기를 거부하는데 어떤 부모가 그 고통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겠는가 말이다. 의술이 많이 발달하여 신체의 일부가 비뚤어지거나 기형인 것 등의 신체적인 결함은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반쪽이처럼 아예 신체의 일부가 없는 경우에는 로보처럼 만들어 붙이수 없는 이상 평생을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 책의 주인공과 흡사한 사람을 현실에서 예로 들라면 이웃나라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던 '오체불만족'이라는 책의 저자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팔도 다리고 거의 없이 오직 휠체어 생활을 해나갈 수 밖에 없는 사람.. 그러나 반쪽이처럼 밝게 생각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한 젊은 사람의 휴먼 스토리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구나 하고 느꼈었는데 우리 아이도 반쪽이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또 한가지, 샴쌍둥이처럼 몸이 붙어서 태어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또 얼마 전에 텔레비젼에 방영되었다. 신체의 일부분을 공유할 수 밖에 없고 분리 수술을 하더라도 팔이나 다리가 붙어 있을 경우 신체를 나누다 보니 한쪽이 없이 생활해야 하기도 하지 않는가..

이 옛이야기는 아이를 없는 한 어머니가 치성을 드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끝에 신령님이 아들을 얻을 수 있는 방도를 일러준다. 어머니가 잉어 세마리 중에서 두마리를 먹고 마지막 한마리의 반정도를 먹었을 때였다. 돌연 고양이가 달려와 나머지 반쪽을 채가서 먹어버린다. 그 바람에 완전한 모습으로 태어나지 못하는 불운을 지니게 된 반쪽이.. 그리고 물고기를 빼앗아 먹은 고양이도 반쪽이 고양이를 낳은 것은 이 책의 그림을 유심히 본 사람들이라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반쪽이의 힘이 장사 라는 것과 착한 심성, 지혜 등을 지닌 것이다. 만일 힘도 없는 약한 존재였다면 그 구박의 설움을 어찌 감당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쨋거나 번뜩이는 재치 덕분에 비록 반쪽이였지만 참한 색시를 얻어 행복하게 살았다니 참 다행이다.

개인적으로는 내기에서 진 아버지때문에 엎혀 와서 강제로 결혼하게 된 여자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색시가 몸이 반쪽밖에 없는 신랑을 과연 기쁜 마음으로 맞아 들였을까? 어쩌면 평생을 눈물로 보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러나 그것은 어른의 잣대로 생각해 볼만한 뒷이야기이고, 아이들은 반쪽이의 혼례식 장면을 보면서 행복한 결말을 상상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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