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파스텔톤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무척이나 은은하며, 그에 걸맞게 은빛 여우(엄마와 아기여우)가 등장하고, 눈이 내린 세상은 너무나 하얗기만 하다. 온통 눈이 뒤덮힌 세상이라 은빛이 나는 조그만 아기 여우가 눈에 잘 띄지 않는지 작은 아이는 연신 '엄마, 여우 어딨어요? 아기 여우는요?'하고 아기여우를 찾느라 책 내용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이라는 것을 본 아기여우는 동굴 밖을 내다보다 너무나 눈이 부셔서 자기 눈에 무엇이 들어간 줄 알 정도이다. 강아지마냥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기 여우.. 손이 꽁꽁 얼어서 집에 돌아오니 엄마여우가 호~ 호~하고 불어서 아기 여우의 언 손을 녹여 준다. 하지만 아무래도 긴긴 겨울을 지내려면 장갑이 필요할 것 같아 드디어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내려가 장갑을 사려고 한다.여우가 장갑이 필요하다든지, 동전 2개를 가지고 있다든지, 여우손이 사람손으로 변한다는 등 설정 자체가 어른인 나에게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는 듯하다. 단지 아기 여우가 과연 장갑을 살 수 있는지의 여부가 제일 큰 관심사일 것이다. 엄마 입장에서는 자기도 마을에 가는 것이 겁이 나면서 엄마여우가 아기 여우를 혼자 마을에 내려 보낸 것이 마음에 걸린다.장갑을 사러 모자가게의 문을 두드린 아기 여우는 엄마가 사람 손으로 변한 쪽을 내밀라고 시킨 것을 잊어버린다. 다행히 가게 주인이 마음씨 착한 할아버지여서 장갑을 사 가지고 무사히 엄마여우에게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내용보다는 그 그림들이 더 큰 비중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내용이 조금 긴 편이라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읽어주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