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죽음이 온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설영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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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한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내포된, 아가사 크리스티의 여타 추리소설과는 상당히 다른 배경 속에서 이루어진 살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한 여인과 그 상대인 호리라는 남자와의 대화를 잠시 읽어 보노라면 삶과 죽음에 대한 관조를 배우게 될 것이다. 결국 인간이 마지막에 도달하는 것은 죽음뿐임을, 그리고 그것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이번 소설의 배경은 이집트로 아가사 크리스티 자신이 한동안 그 곳에서 탐험을 하고 다녀서 이런 배경 설정도 가능했지 싶다.  한 집안에 상처한 딸자식과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세 아들, 늙은 어머님을 모시고 사는  한 묘소승려가 아릿따운 아가씨를 첩으로 데려오면서 가정의 불화가 시작된다. 자기 나이 또는 그 아래의 사람을 어느 날부터 어머니라고 불러야 하는 입장이 된다면 마음이 편치 않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미모만큼 마음을 아름다울 수는 없는 것일까? 늙은 남자를 부추기는 요염한 여인으로, 한 가정에 불행의 불씨를 지핀 그 여인은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은 단순한 실족사로 믿는다.  하지만 그녀는 살해된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한 여인이 다시 죽임을 당한다. 

 노부인을 비롯한 한 가족의 절반 이상이 죽어나가면서 늙은 묘소승려는 삶의 의지마저 잃어버린다. 이런 분위기에서 누군들 마음 편하게 살 수 있겠는가 싶다. 아버지가 데려 온 젊은 첩이 몰고는 불행의 시작, 그리고 그 끝을 보이지 않는 불안함때문에 다들 불안에 떨면서 지내야 하는 것이다. 과부가 된 딸의 또 다른 로맨스가 과연 어떤 식으로 결말지어 질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리고 아, 충직한 호리... 나는 이 책의 등장인물 중 그가 가장 가슴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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