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의 첫 심부름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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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아이는 7살이 되었지만 아직 혼자서 바깥 심부름을 해 본 적이 없다. 그 나이라면 동네 슈퍼에서 물건 하나쯤은 사올 수 있어야 하는데 솔직히 엄마인 내가 걱정이 앞서서 시키지를 못하겠다. 양 사방에 깔린 도로에서는 차들이 휙휙 지나다니고, 골목길에서도 차가 튀어나기 일쑤이지 않은가. 그런 위험한 세상에 혹시나 사고나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니 내보내기가 겁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 큰 아이가 7살이 되었어도 아직까지 가게에서 물건 가격이 얼마인지 물어볼 줄도, 거스름돈을 받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의 개념도 없어서 시부모님께 핀잔을 듣기도 했다. 특히 우리 아이도 이 책에 나오는 이슬이처럼 부끄럼이 많은 편이다.

가끔 동네 구멍가게에 갈 때면 우리 아이보다 더 어린 아이들이 혼자 와서 자기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사가는 광경을 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 아이는 왜 이리 숫기가 없을까 하는 속상함이 앞선다. 스스로 물건을 사 보라고 아이의 등을 떠밀기도 해 보았지만 우물쭈물거리면서 모기만한 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으면 부아가 치밀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이슬이는 다섯살이다.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혼자서 심부름을 하게 된다. 주방에서는 냄비와 주전자가 부글부글 끓고, 식탁에는 음식준비가 한창인데 이슬이의 동생인 아기마저 깨어서 우는 상황.. 엄마는 이슬이에게 우유를 사 올 것을 부탁한다. 엄마는 차조심 하기와 거스름돈 받아오기를 잊지 말라고 당부하는데 과연 이슬이가 무사히 심부름을 마칠 수 있을까?

처음 이 책을 읽을때, 아이도 뒷내용이 궁금한 듯 바싹 다가 앉아서는 이슬이가 넘어지면 같이 아파하고, 동전을 잃어버렸을 때는 같이 걱정하였다. 그래서 마침내 이슬이가 우유를 사서 엄마가 마중나와 있는 골목길에 들어선 것을 보고서야 마음을 놓았다. 동생을 안고 나와 이슬이가 오는 것을 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땟을까' 하고 생각해 보는 것은 엄마의 몫이리라..그리고 '순이와 어린동생'처럼 이 책도 마지막 장을 다 넘겼다고 바로 던져버리지 말고, 책의 표지 뒷편에 나와 있는 그림을 보는 것으로 책의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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