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할리 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설영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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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탐정이 아니면서도 사건의 해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사람, 늘 주위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다시 보면 언제 있었는가 싶게 소리없이 사라져 버리는 사람..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온통 수수께끼인 사람, 할리퀸이다. 홈즈와 와트슨 또는 포와로와 헤이스팅스처럼, 자주 붙어 다니지는 않지만 책 속에서 세터드웨이트와 할리퀸은 작품 속에서 한 쌍을 이루고 있다. 인생의 관찰자를 자처하는 세터드웨이트가 육감적으로 구경거리를 알아차리고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을 때마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게 나타나 그에게 사건에 관해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서술하게 하면서 사건의 결말을 깨닿게 유도해 주는 역할을 하는 할리퀸...

 그는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왔다가 그의 존재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사라져 버리는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세상의 끝에서 온 사람. 그래서 다시 세상의 끝으로 사라져 버리는 사람. 일반인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할리퀸의 정말 묘한 존재이겠지만 그러나 고통받는 이에게는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할리퀸이 무슨 옷을 입던지 간에 세테드웨이트가 그를 쳐다 볼 때면 빛의 장난으로 뒷쪽의 색유리가 비쳐 알록달록 한 어릿광대의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데, 이미 세테드웨이트씨의 머리 속에 그의 인상이 각인되어 그의 본 모습보다는 기억되어지는 모습으로만 바라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할리퀸이 나타날 때마다 미궁속에 빠져있던 사건이 해결되며 그 사건으로 인해 의심을 받고, 고통스러워하던, 그래서 자살까지 결심한 사람이 그 오랜 고통속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어쩌면 그는 고통받는 이를 위해 배정된 하늘의 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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