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아이린 웅진 세계그림책 22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김서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아이린이 정말 용감한 아이라는 것은 큰 상자를 들고 혼자서 휘몰아치는 눈길을 헤쳐 나가는 그림이 그려진 표지만 보고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재사 일을 하는 엄마가 몸이 아파서 고생해서 만든 드레스를 공작부인에게 갖다 줄 수 없게 되자 아이린이 대신 전하겠다고 나서지요.

세심한 아이린의 성격을 볼 수 있는 장면도 빼 놓을 수 없지요. 아픈 엄마에게 레몬과 꿀을 넣은 차를 드리고, 난로에 장작도 더 집어넣고, 이불도 두개다 덮어 드려서 따듯하게 하는 등 엄마를 보살핀 후에 집을 나섭니다. 아마 아이린에게 아빠가 없다는 것은 이런 행동등에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만 살고 있기에 서로를 보살펴줄 줄 아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겠지요. 밖에는 눈보라가 몰아치는데 아이린은 자신이 조심스럽게 포장한 커다란 옷 상자를 들고 집을 나섭니다.

비록 아이린이 단단히 옷을 껴입고, 양털 장화를 신고, 모자와 목도리를 걸치고, 아주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장갑도 끼었음에도 불구하고 눈과 바람이 휘몰아치는 상황에서는 몸을 가누기도 힘들 지경이었을 겁니다. 바람에게 지지 않기 위해, 공작부인 저택까지 옷을 배달하겠다는 자신의 의지가 쓰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몰아치는 바람을 향해 그만 불라며 고함을 지르고 야단을 치는 아이린..

눈길을 헤치고 나가는 장면이 조금은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그림들도 비슷하죠.. 그러나 작가는 글을 통해 아이린의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경과되어 어두워져 가고, 점점 쌓이는 눈 속에서 아이린이 길을 잃지 않은 것은 참 다행한 일이네요. 그러나 잔인한 겨울 찬바람은 아이린의 손에서 옷상자를 빼앗고, 상자를 열어 젖혀 옷을 날려 버립니다.

지금까지의 고생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지요. 어른인 저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리고 말았을텐데... 아이린은 텅 빈 옷상자라도 들고 가서 공작부인에게 이 모든 과정을 설명하기로 결정하는 것을 보고 감명받았어요. 그렇게라도 함으로서 성실한 엄마 위신을 지켜주려고 한 아이의 행동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결국 공작부인의 저택에 도착하게 된 아이린의 앞에 기적적인 일이 벌어진답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고, 함께 책을 보는 아이도 한숨을 내쉬더군요.. 용감한 아이린을 보고 우리 아이도 많은 것을 느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말 좋은 책 한권을 보았다는 느낌을 저나 아이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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