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한 몸이야 달팽이 과학동화 1
이형진 / 보리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내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득 어린왕자와 그가 소중히 여겼던 장미꽃이었습니다. 시샘이 많았던 장미꽃은 자기 몸을 꽤나 아꼈지요. 진딧물이 끼지 않도록, 추위에 떨지 않도록, 목이 마르지 않도록 신경 써 달라며 변덕많은 허영심으로 어린왕자를 꽤나 귀찮게 했었는데...

한 번도 귀찮아 하지 않고 장미꽃을 돌보아 주던 어린왕자였지만 그녀(장미꽃)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떠나게 되지요. 조목조목 참 슬프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지만 아이게게 이 책을 읽어주면서 문득 좀 더 크면 꼭 '어린왕자'를 읽어주어야 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름답게 핀 꽃 한 송이. 주위의 찬사와 물에 비친 자신의 자태를 보고 반해 버린 엉겅퀴꽃. 한 마디로 나르시즘에 빠진 이 꽃은 자신에 비해 못 생긴 잎, 줄기, 뿌리가 못 마땅하기만 합니다. 달팽이에게 잎을 갉아 먹으라고, 진딧물에게 줄기의 단물을 빨아 먹으라고, 풍뎅이에게 뿌리에다가 알을 낳으라고 유혹하는 꽃은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었던 거죠. 물을 빨아 들이지도, 광합성을 하지도 못한 채 점점 몸이 구겨져 가는 꽃은 결국 도랑물에 비친 시들고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뿌리, 줄기, 잎이라는 존재가 없고서는 자신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닿게 된 거죠.

아마 이 이야기는 식물의 각 부분이 하는 일과 함께 자신의 신체의 일부분을 소중하게 생각하도록 아이들을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어느 한 부분을 못마땅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 부분만 없다면 더 나은 모습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미모가 뛰어나다는 연예인의 얼굴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만을 모아 놓아 본 결과 전혀 미인이라고 할 수 없는 이상한 얼굴이 나오다더라는 어느 결과가 생각나는군요. 아름다운 그 부분이야 말로 바로 그 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