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의 비밀
루스 렌들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3월
평점 :
절판


글을 못 읽는 어른이 있을까? 요즘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우선 황당해 하며, '요즘 세상에 글 못 읽는 사람이 어디있어요?'라는 반문이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대(70대쯤?)의 어른중에는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 그리고 여자들중에 문맹이 많은 것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비슷한 것 같다.

남자들은 사회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고등교육을 받지만 여자들은 그저 집안에서 살림이나 한다는 비하를 받으며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아예 박탈해버리는 것이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의 세태였다. 또한 그런 상황은 유교의 영향을 받은 동양에서 더욱 오래 지속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유니스는 교육을 받을 기회가 가끔 있긴 했지만 자주 이사를 다니는 등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 탓에 그만 글을 배우는 것을 등한시 해 버렸다. 더구나 커서는 부모님의 병간호로 거의 집안에만 지냈기에 그다지 불편한 점이 없었다는 것이 바로 그녀가 글을 배워야 할 필요성을 지워버렸다. 그 결과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문맹이었던 그녀는 사회에 나가서도 글이라는 것을 무서워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가르쳐준 꾀-'눈이 어두워서 글이 안 보인다는..'를 계속 써먹는다.

가정부로 취직한 집에서도 되도록이면 글을 읽어야 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지만 몇 번의 고비(?)를 넘기게 되고, 점점 궁지로 몰리는 느낌을 받게 된 유니스는 급기야 새로 사귄, 종교에 심취하다 못해 미쳐버린 한 한 여자와 함께 총을 들고 한 가족을 몰살해 버린다. 그러고도 그 집에 남아서 봉급을 받아가려고 했던 유니스의 담대함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현재를 살아가면서 글을 모른다면 불편한 점이 이루말할 수 없이 많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래서 늙은 노인분들도 글을 배우려고 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지금은 컴퓨터를 모르면 컴맹이라는 소리를 듣는 세상. 그래서 컴을 배워야 소외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어쩌면 머지 않은 세상에 컴맹이라는 이유로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또다른 유니스가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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