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났어요 달팽이 과학동화 1
심조원 글, 박경진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개인적으로 이 책의 그림이 조금 지저분하게 느껴지는데 그것은 나의 그림에 대한 일방적인 기준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은 그런 기준이 없어서 눈에 보이는 그대로 볼 뿐일테고.. 그림 자체는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하다 못해 성기나 가슴 등을 적나라하게 그려 놓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책 내용은 사람 또는 동물의 성역할을 별에게 전이시켜 이야기가 진행된다. 먼저 외톨이였던 여자 별인 빨강이와 남자 별인 노랑이가 만나 결혼을 해서 짝짓기(사람에게는 그런 표현 안쓰죠~^^;)를 한다. 처음에는 그저 두 별이 끌어 안고 있는 그림을 보고 무심결에 지나쳤는데 나중에 보니 남자별의 아랫쪽에 무엇인가 있지 않은가!! 애들 책에 이런 것까지 다 그려 넣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 엄청 충격을 받았다.

짝짓기를 통해 노랑이의 아기씨가 빨강이의 아기집으로 달려가고, 그 결과 두 아기씨가 만나, 엄마별 뱃속의 아기집에서 별 아기들이 무럭 무럭 자라 난다. 엄마별이 된 빨강이의 가슴에 젖이 점점 커지는 것까지 개월별로 실감나게 표현해 놓았고 별아기들의 손과 발이 생겨나는 것도 그림속에 자세히 나와 있다.

별아기들의 숨소리를 듣거나 발길질로 배가 불룩거리는 걸 대견한 듯이 보는 엄마, 아빠의 흐뭇한 모습. 진통이 시작되어 힘겨워 하는 엄마별과 허둥대는 아빠별.. 사람들이 겪는 임신과 분만 과정을 순차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무엇보다 아기를 낳은 후에 금줄을 걸어 놓는 것은 한국적인 정서를 느끼게 해 준다.

'응애 응애' 울음소리와 함께 태어난 별 아기들의 수가 좀 많긴 한데 두 별부모는 아주 만족해 하는 것 같다. 한꺼번에는 아닐지라도 예전에 우리 할머니 세대에서는 그 정도 낳는 것이 보통이었지 않은가...그리고 마지막 장에 나오는 노래를 아이와 읊어보면 재미있어 할 것이다.

우리세대만 해도 중학교 생물 시간에나 신체구조의 차이점등에 대해서 배웠을 뿐 성교육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했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미 유아때부터 동화책을 통해, 그리고 유치원가서 배우면서 일찌감치 그 차이를 알게 된다. 아이가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남자 아이는 고추가 있죠?, '여자 아이는 고추가 몸 속에 있죠?'등의 질문들을 할 때마다 곤혹스러움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가 클 때처럼 무조건 '이 다음에 알게 된다'라는 식으로 물리쳐서는 안 될것이다. 이런 책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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