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야 씨야 퍼져라 달팽이 과학동화 1
김용란 글, 신가영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와 함께 외할머니댁에 놀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마당 꽃밭 뒷쪽의 후미진 곳에 여러 종류의 풀들이 나 있었는데 아이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와서는 옷에 뭐가 묻었다고 보여 주더군요. 이 과학동화책에 나오는 도꼬마리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천에 자신의 미세한 갈퀴를 걸어 단단히 붙어 있는 것을 떼어내며 아이에게 이건 풀의 열매(정확하게는 씨앗이겠죠)고 말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도 그 때 일이 기억나는지 토끼의 몸에 붙어서 빈터로 가는 도꼬마리에 관한 부분을 읽어줄 때 '엄마, 나도 아기였을 때 그런 적 있죠?'하고 물어 보더군요.^^ 옷의 여기 저기에 달라 붙어 있는 것들을 귀찮아 하면서 떼어내던 기억,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거예요. 하지만 식물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자 본능이었을 거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얼마쯤은 대견하다는 칭찬도 해 줄 법하지 않을까요?

이 책에서는 민들레가 바람에 씨앗을 날리는 것이나 봉숭아가 깍지를 비틀어 씨앗을 멀리 톡톡 터드려 튀어 나가게 하는 것 등을 빈터로 가기 위한 여러가지 식물들의 노력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동물들(쥐의 실험)이 한정된 공간에서는 어느 이상의 개체 이상으로 불어 나지 못한다는 것을 생물시간에 배운 적이 있을 겁니다. 식물 역시 한정된 땅 속의 양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체를 분산시키지 않을수 없을 테지요. 한정된 공간 내에서 계속 자신의 종족을 번식시켰다가는 얼마 크지 못하고, 강한 생명력을 지닌 몇 개체만이 살아남을 뿐 대부분이 사멸하는 불행을 겪을 테니까요. 그렇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씨앗을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번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식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씨를 퍼뜨리는지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고, 옮겨가는 식물들을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반복되는데 앞장의 내용을 뒷장에서 한 번 더 반복하는 문구를 통해서 아이의 기억력도 향상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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