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자 될 놈아! 내친구 작은거인 25
목온균 글, 신민재 그림 / 국민서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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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생긴 편견, 고정관념, 잘못된 정보 등으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곤 한다. 이 동화에서 다루고 있는 -예전에는 나병으로도 불렀던- '한센병'은 치료가 어렵던 시기에는 천형병이니, 문둥병이라 하여 사람들이 전염이라도 될까 봐 환자를 천대하고 멀리 하였었다. 이제는 치료법이 발견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나병 환자라 하면 전염되는 불결한 병균을 대하듯 거리감을 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을 치료하거나 돕기 위해 애쓰는 이들도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주인공 짠이는 장독을 깨트리고 도망치면서 밥 안 준다는 엄마에게 국수가 좋다는 말을 던지는 능청스러운 말썽꾸러기. 이런 짠이도 가기를 꺼려하는 곳이 있었으니, 지하에 해골이 많다는 등의 무서운 소문이 도는 근처 수도원!  짠이는 친구들과 수도원에 몰래 들어가 보기로 한다. 어느 날 말도 없이 이민을 가버린 친구 화영이가 보낸 편지에, 자기네 배밭을 수도원에 넘겨주었다며 그곳에 가보라고 썼기 때문. 짠이는 수도원 지하실에 갔다가 병으로 인해 외모가 흉하게 변한 한센병 환자를 보고 기절을 하고 만다. 

 작품 속에서 한센병 환자들은 동네 사람들 모르게 수도원에 숨어 살고 있다.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 한센병의 치료법이 발견되었지만 사람들의 편견과 오해는 쉽게 사라지지 않아 환자나 가족들이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한센병에 걸리면 살이 썩어 들어가서 흉한 외모를 가지게 된다는데, 그들에게 가장 큰 고통은 병 자체보다 무조건 그들을 멀리하려는 사람들의 편견이 더 뼈아프지 않을까 싶다. 한센병이 아니더라도 외모가 흉하다거나 못생겼다고 해서, 혹은 장애가 있다고 하여 그들의 심성 또한 그리한 것이 아닐 진데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겉모습만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작가는 짠이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입장이나 처지를 생각해 보게 하고, 착하게 산다는 것, 착한 사람은 어떤 이들인지 일깨우고 있다. 개인적으로 종교가 없는 터라 종교에 헌신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믿음을 가졌기에 그런 삶을 살아갈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책 내용 중에 왜 사람들이 서로 다른 신에게 비는지 궁금해 하는 짠이와 큰 누나의 대화(p. 45~48)는 종교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한 쪽 종교인만 다루지 않고 다앙히게-무속인, 수도사, 스님- 언급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띄며, 개인적으로 종교적인 내용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마지막으로 엄마가 짠이에게 "이 부자 될 놈아!"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은 옆 동네 무당 할매가 아들 앞길 막는 욕으로 복을 쫓아내지 말라고 했기 때문. -뜻은 거기서 거기지만 '놈'보다는 '녀석'이라는 단어가 덜 낮추어 부르는 표현이지 않나 싶다- 말이 씨가 된다거나 말한 대로 된다는 말이 있듯이, 말은 가려서 하라고 하지 않던가. 아이들을 부를 때도 앞길을 가로막을 말로 불러서야 쓰겠는가... (다 큰 아이들에게 요즘도 어릴 때 부르던 대로 '똥강아지'라고 부르곤 하는데 그런 별칭도 삼가야 하나 고민되네..) '내친구 작은 거인'시리즈에 속한 저학년 대상 동화. 
 
* 한센병 [, leprosy] : http://100.naver.com/100.nhn?docid=3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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