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의 자유 상자 뜨인돌 그림책 6
엘린 레빈 지음, 카디르 넬슨 그림, 김향이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일상에서 늘 누리고 사는 것이기에 가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자유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오래 전,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자유를 박탈당하고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야 했던 때가 있었다. 이 그림책은 헨리 브라운이라는 인물의 실화를 담은 책으로 흑인 노예의 속박된 삶과 자유를 향한 의지를 통해 인권과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2008년에 칼데콧 아너상을 받았으며, 미국 도서관협회 주목할만한 어린이 책으로 선정되기도 한 작품이다. 

 표지 속의 한 소년, 까만 피부에 꼬불꼬불한 머리카락과 까만 눈동자를 지닌 이 소년의 인생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헨리 브라운은 자기 나이를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노예이고, 노예는 생일이 없기 때문. 노예는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권리조차 없다. 주인이 명하면 가족들은 원치 않은 이별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헨리 가족을 친절하게 대해주는 주인님조차 헨리를 하나의 물건으로 취급하여 그를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준다. 노예는 결혼 또한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했으며, 헨리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이 팔려갈 때도 이를 막아서지 못한다.

 헨리는 노예의 탈출을 돕는 비밀조직원의 도움을 받아 노예가 없는 곳으로의 탈출을 결심한다. 자유를 얻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진 한 남자의 목숨을 건 탈출. 몸을 펼 수도 없는 좁은 나무 상자 안으로 들어가 27시간에 걸쳐, 약 560킬로미터를 여행한다. 아니, 상자에 담겨 자유가 인정되는 세상으로 배달되었다고 해야 할까? 폐소공포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떨 때는 이불을 머리 위로 덮고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것 같이 답답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몸도 제대로 펴기 힘든 상자 속에서 그 오랜 시간을 견디어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돌아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한 시간도 버티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책에는 나오지 않는 뒷이야기로, 헨리는 아내와 자식들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고 한다. 새로운 곳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긴 했으나 헨리의 가슴 한 쪽은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인해 늘 묵직했으리라 생각된다. 가끔 아프리카 흑인 노예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나 그들의 삶을 다룬 책을 접할 때가 있다. 책을 통해 노예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는지, 인간 이하- 심지어 가축보다 못한 대우를 받아야 했던 그들의 처절하리만치 고통스러운 그들의 삶에 가슴이 저며온다.

 자유는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며, 인권 또한 누구나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 책을 보며 아이들에게 자유의 소중함-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하는 방만, 방종과는 구별해 주어야겠지만-과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