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강의 왕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20
존 러스킨 지음, 최지현 옮김, 야센 유셀레프 그림 / 마루벌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욕심 많은 두 형에게 구박받던 막내가 황금강의 왕을 만나고 고운 마음 덕분에 보물의 계곡을 되찾는다는 내용. 이야기의 큰 틀은 옛이야기에 종종 등장하는 구도-삼형제, 세 번의 시험, 권선징악 형의 마무리 등- 를 따르고 있으나 풍경이나 인물의 성격에 대한 묘사에도 무게를 두고 내용 전개도 약간 장황하다는 느낌이 드는 정도로 세부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단어 수준도 조금 높은 편이고 분량도 60여쪽이 넘는터라 독서 연령층은 초등 저학년 정도가 적당할 듯 하다. 

  존 러스킨은 예술, 문화 등 다방면에 조예가 깊은 비평가이자 작가로, 동화작가는 아니지만 그림 형제와 찰스 디킨스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야센 기젤레프의 그림은 <피노키오/시공주니어>, <돈키호테/마루벌>에서 접한 적이 있는데, 흑백 혹은 연한 색채를 가미한 부드럽고 섬세한 화풍으로 작품의 고전적인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늘 풍년이 드는 보물의 계곡의 주인은 삼 형제로, 인색한 첫째와 둘째는 잔인하고 사악하여 '검은 형제’로 불리는 반면 형들에게 구박받으며 사는 막내는 외모나 성격 면에서 형들과 딴판으로 착한 심성을 지닌 청년이다. 비오는 추운 겨울날, 막내가 집에 들인 이상한 사람을 두 형이 박절하게 쫒아내려 한 사건이 있은 후 보물의 계곡은 피폐해지고, 결국 삼형제는 도시로 떠나게 된다. 막내로부터 강이 황금으로 변하게 되는 방법을 알게 된 형들은 황금을 차지하기 위해 황금강으로 향하고 삼형제는 그 길목에서 물을 간청하는 이들-개, 아이, 노인 등-을 만나게 된다.  

 이 책 뒤표지에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라는 문구가 실려 있다. 이 이야기가 담고 있는 교훈도 그 답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물질적인 풍성함도 삶을 풍요롭게 해주겠지만 형들과 달리 생명을 귀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지닌 막내처럼 다른 사람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 황금보다 더 소중한 것.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음을 기뻐하는 이들에게서 볼 수는 환한 웃음이 지닌 값진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  묘사와 설명에 비중을 두어 이야기의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고 웃음을 주는 요소가 없어서인지 재미 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듯. 별 넷을 준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낙점. 미색의 고급스러운 내지와 하드커버(양장본)임을 고려하더라도 가격의 부담이 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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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7 12: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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