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아삭 맛있는 야채를 길러 봐요~

야채가 좋아 ㅣ 처음 만나는 자연 1
조미자 지음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2월

 노랫말처럼 운율을 실은 짧고 간결한 문장을 곁들여 야채를 기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책. 수채화의 담백함을 살린 편안한 느낌의 화풍을 선보인 <엄마가 그린 새 그림> 이후 두 번째로 접한 조미자 작가의 작품이다. 본문 뒤에 야채로 할 수 있는 간단한 놀이도 소개해 놓았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씨를 뿌리고 물도 주고 잡초도 뽑고 벌레도 잡아주며 야채를 가꾸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야채가 좋아>라니, 아이가 야채를 좋아하고 잘 먹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부모에게는 은근히 유혹적인 제목이다. 

 농장주인 아저씨, 여자 아이, 세 마리의 동물이 함께 텃밭에 씨를 뿌리고 가꾼다. 토끼는 요리담당, 고양이는 벌레담당이라고 적어놓긴 했지만 시원하게 물을 뿌리는 일도, 지지대가 필요한 야채에 기둥을 세우고, 벌레를 잡고 다 익은 야채를 수확 하는 등의 작업을 다 같이 한다. 구획한 텃밭에서 각각의 야채의 싹이 모습을 드러내고 풍성하게 자라 열매가 주렁주렁~, 잎이 꼭꼭 들이찬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그림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이파리와 꽃 모양, 자라는 모양새를 살펴볼 수 있다.

 고추, 상추, 방울토마토 같은 야채 모종을 사다가 마당 한 쪽이나 텃밭, 베란다 한 쪽에서 키워 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참 좋을 경험이 될 것이다. 자라는 것을 보는 즐거움, 꽃피고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마음, 적은 양이나마 수확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으리라. 나 역시 그리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아니 올해는 꼭 해보리라 다짐을 했는데 아직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유가 된다면 주말 농장 같은 곳에 가서 고구마, 감자, 배추 같은 것을 재배해 보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지 싶다. 일전에 꽃대가 올라온 파가 있기에 아이들을 불러다가 파꽃을 보여주니 처음 보았다며 신기해했는데, 책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알알이 열매 맺은 모습을 실제로 본다면 얼마나 흐뭇할까.

 본문 뒤에 실린, 먹는 부위-열매, 잎, 줄기, 뿌리-에 따라 분류하여 종류별로 모아 놓은 그림을 보며 책에 나온 것 외에 또 어떤 야채들이 있나 이야기 해보는 것도 독후활동이 되지 않을까. 야채로 하는 놀이로 여러 가지 야채로 아빠 얼굴이나 엄마 모습도 만들어 보고, 야채로 도장을 만들어 찍기로 그림도 만들어 보는 활동도 소개해 놓았다. 책내용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흥미를 보일만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

- 글의 분량이 적고 그림이 주를 이루는 책이긴 하지만 본문 글자 크기가 조금 더 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운율에 맞추느라 그리 썼는지 모르겠으나 오이는 땅에서 파내는 것이 아니므로 본문 중에 '오이도 캐고'라는 표현보다는 '오이도 따고'라고 해야 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