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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헌신으로 조선의 빛이 된 의사, 셔우드 홀 ㅣ 위대한 도전 8
조선녀 지음, 이창우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7년 7월
평점 :
일전에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이 선생님이 크리스마스실 살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해서 손들었다며 다음 날 대금을 가져가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 작년에 산 것도 그대로 남아있는지라 올 해에는 안사도 될 텐데 싶기도 하였지만 크리스마스실의 본 취지를 생각하여 이웃돕기의 일환으로 여기기로 했다. 나도 학교 다닐 때 이맘 때면 실을 사곤(약간의 강제성을 띤, 의무적인 할당 구입) 했던 기억이 나는데 크리스마스카드 봉투에 우표와 함께 붙여 보내는 크리스마스실은 과연 누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여왔을까?
우리나라 결핵 퇴치를 위해 앞장선 인물로, 조선에 최초로 결핵환자를 위한 학교를 세우고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한 사람이 바로 셔우드 홀이다. 셔우드 홀은 조선에서 태어난 최초의 서양 사람으로-그의 부모님 또한 의료 선교사로 조선에 옴- 미국에 가서 공부를 마치고 의료 선교사가 되어 다시 돌아와 이 땅을 떠나는 날까지 결핵 퇴치에 힘을 쏟았다. 그가 이겨내야 할 것은 결핵균만이 아니었다. 결핵을 악귀가 갖다 주는 것이라 믿는 사람들의 무지함과 주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핵 퇴치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결핵요양원 설립을 추진하였다.
이 책에는 요양원이라는 이름 대신에 "결핵 환자 위생학교"란 이름을 달게 된 이유, 크리스마스실의 발행과 관련된 일화들, 일본에 의해 스파이라는 혐의를 받고 헌병대에 체포되었다가 조선에서 추방당하게 된 사연 등을 접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실을 처음 만든 사람과 크리스마스실을 미국에서도 발행하게 된 경위가 본문 내용과 만화에 실려 있다. 각 장마다 ‘나도 셔우드 홀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퀴즈가 제시되어 있으며, 본문 뒤에는 젊은 시절의 셔우드 홀의 모습, 1984년에 내한한 셔우드 홀 부부의 사진과 크리스마스실에 관련된 사진 등을 실어 놓았다.
이제 아이는 "결핵, 크리스마스실"하면 셔우드 홀이라는 인물을 떠올리고, 아는 척을 하기도 한다. 나도 이 책을 통해 "셔우드 홀"이라는 인물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으며, 크리스마스실의 진정한 의미도 한 번 더 되새겨 볼 수 있었다. 1991년에 세상을 떠난 셔우드 홀의 유해는 그의 유언에 따라 한국 땅으로 돌아와 양화진 외인묘지에 묻혔다고 한다. 비록 다른 외모를 지녔지만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조선(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결핵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그의 삶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