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가 갖고 싶어 그림책은 내 친구 3
무라카미 쓰토무 그림, 사토 사토루 글, 이선아 옮김 / 논장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자기 공간을 갖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아이의 상상을 따라가며 나무 위의 집을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한 그림책이다. <할머니의 비행기>에서 호흡을 맞춘 사토 사토루(글)와 무라카미 쓰토무(그림)의 작품. 가오루가 상상해 본 커다란 나무 집의 전체적인 모습이 표지 안쪽과 속지에 걸쳐 그려져 있다. 책을 보던 아이가 자기도 나무 위의 집을 갖고 싶다고 졸라댈지도 모르는 작품이다. ^^

 마당에 작은 나무 세 그루 뿐인 가오루는 엄마에게 나무 타기를 할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나무가 마당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이는 아빠, 엄마, 동생이 모두 힘을 합쳐야 겨우 껴안을 수 있을 만큼 둘레가 굵은 커다란 나무 가지 위에 사다리도 놓고, 통나무와 널빤지로 자신의 오두막을 짓는 상상을 한다. - 이 부분에서는 책을 옆쪽(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서 보아야 한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책장을 넘기는 방향을 생각해서 왼쪽 책장에서 글이 시작하도록 인쇄했더라면 보기에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듬.
 
 외국 영화 등에서 커다란 나무 위에 지어 놓은 작은 집에서 아이들이 노는 장면을 볼 때면 '저런 집이 있으면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을까!' 하는 부러움과 나도 저런 공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 소망은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리라. 현실에서는 그런 소원을 이루기 여의치 않지만 상상 속에서라도 아담한 집을 짓고 그 곳에서 지내는 모습을 떠올리다 보면 가오루처럼 가슴이 뛰지 않을까. 눈을 감고 근사한 상상을 펼쳐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한껏 두근거리지 않던가~. 

 연기가 빠져나갈 굴뚝도 만들고, 동생이 올라올 수 있도록 바구니도 만들고, 방 옆에 방을 하나 더 만들어 작은 침대도 놓고... 동생을 생각하는 가오루의 마음씀씀이가 참 예쁘다. 나무를 찾아오는 새들, 나무 구멍에 사는 다람쥐들은 가오루에게 정중하게 인사한다. 왜냐하면 이 나무는 가오루의 나무니까~ ^^ 여름에는 매미와 잠자리가 함께 하고, 가을에는 단풍나무 잎이 날아들거나 어치가 놀러 왔다 가고, 겨울에는 다람쥐가 호두를 들고 놀러 오리라. 

 가오루는 아빠에게 커다란 나무 그림을 그려 보여주며 자신이 상상한 것을 이야기를 하고, 아주아주 커다랗게 자라는 나무를 함께 심는다. 그 나무가 커다랗게 자라났을 무렵이면 가오루는 어른이 되어 있겠지만, 자신의 아이를 위해 나무 위의 집을 만들어주며 어릴 적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되어 행복해 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와 함께 가오루처럼 상상의 날개를 펼쳐 나무 구멍이나 사다리 같은 것을 어떻게 배치할까, 어떤 모양의 집을 지을까 생각해보거나 그림을 그려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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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10-22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뵙습니다. 그냥 눈도장만 찍고 갈랍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님들의 서재에 소홀히 하는 것 같아 미안하네요.
시월에도 좋은 추억만드시길 바랍니다.

비로그인 2007-10-22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시는 님의 열정이 부럽습니다.

2007-10-23 1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24 16:4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