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정찰병 덱스터, 동생을 위해 헌신하다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9
제프 린제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7년 6월

 전편인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에서 연쇄살인범을 냉혹하게 처단하는 연쇄살인범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독자들을 찾아온 덱스터가 이번에는 자신보다 더 냉혹한 살인마를 추적하게 된다. 위험에 빠진 사람들과 지구를 구하는 슈퍼맨이 신문기자라는 신분으로 위장하고 있는 것처럼 경찰청 혈흔분석가라는 신분으로 살고 있는 덱스터는 밤이 되면 법으로 처단할 수 없는 연쇄살인범들을 찾아내어 죽음을 선사한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냉혹함을 지녔으면서도 여유롭게 넉살도 부릴 줄 아는 덱스터는 연쇄살인범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자신을 독촉하는 검은 승객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행동하는 덱스터는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게 아동살해범을 찾아낸다. 그러나 전편에 나온 한 형사의 죽음에 덱스터가 관련이 있다고 믿는 독스 형사가 감시를 시작하면서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독스의 눈을 속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여자친구 집에 들러 맥주를 마시고 아이들과 단어 게임을 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신경전을 펼치던 덱스터는 특이한 사건을 접하게 된다. 피해자의 앞에 거울을 두어 자신이 신체가 조금씩 잘려나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게 하는 잔혹함을 지닌 살인마가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신체를 난도질한 범죄 현장에서는 낭자해야 할 피 한 방울도 발견되지 않는데...

 마땅히 사라져야 할 숨은 범죄자를 처단할 때는 그지없이 냉철하고 냉혹한 그이지만 사랑에 빠진 (의붓)여동생을 위해 끔찍할 정도로 헌신하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덱스터는 자신이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이런 점을 작품 내에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할 필요는 없었는데- 하지만 나름대로 감정 몰입해서 슬픔에 잠긴 사람을 위로하기도 하고, 동생과 유머 넘치는 대화를 하는 등 매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정상인이 될까봐 걱정하거나 애인과 침대에 누우면서 왜 이런 끔찍한 일이 자신에게만 일어나느냐고 투덜거리는 모습이 슬며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조금은 뻔뻔하면서도 유쾌한 매력을 지닌 덱스터는 프리즌 브레이크의 '마이클 스코필드'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이번 편에서는 감시의 눈을 피하기 위해 덱스터가 평범한 일상을 계속하느라 조금 밋밋하게 여겨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작품 자체는 속도감 있게 읽혀진다. 아직 드라마를 보지 못했는데 이 책 표지에 나오는 인물-솔직히 인물을 내세운 표지 자체는 별로였음. (-.-)-이 덱스터 역을 맡았다고 한다. 앞으로 나올 <어둠 속의 덱스터>도 기다려지고, 덱스터를 주인공으로 한 TV 미니시리즈가 호평을 받았다던데 기회가 되면 이 드라마도 봤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