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논의 끝에 그들은 우선 간단한 일을 한 가지 해 보기로 하고, 그해 3월 9일의 『시 잇 나우』 프로그램에서 매카시 특집을 마련했다. 시작·중간·마지막 세 군데에서 진행자 머로가 카메라를 향해 멘트한 것만 빼고 나머지는 전부 매카시 상원의원의 영상이었다. 그들은 매카시가 상원 청문회에서 다른 사람을 고발한 발언들을 함께 편집해 시청자들에게 그가 다양한 이들에게 반복해서 “당신은 어떠어떠한 짓을 했기 때문에 국가를 배반한 거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렇게 연이어 매카시의 고발 장면이 나온 뒤, 프로그램 말미에서 머로는 “고발이 곧 사실은 아닙니다.”라고 핵심을 이야기했다. 고발은 사실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 <인생과의 대결 : 헤밍웨이 읽는 법>,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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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에 1부가, 일주일 뒤인 3월 16일에 똑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2부가 방송되었다. 방송의 효과는 머로 등이 맨 처음 기대하고 상상했던 것을 훌쩍 뛰어넘었다 - <인생과의 대결 : 헤밍웨이 읽는 법>,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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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다수의 미국인은 신문이나 라디오를 통해, 아니면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 매카시와 그의 청문회에 관해 알고 있었다. 실제로 상원 청문회에 가서 매카시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어조로 말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다그치고, 욕하고, 모욕하는지 경험한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또 매카시가 득의양양하게 ‘공산당원’과 ‘스파이’를 색출할 때 그가 들고 있는 증거가 얼마나 빈약한지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었다. - <인생과의 대결 : 헤밍웨이 읽는 법>,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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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매카시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 주었을 뿐인데도 그의 말투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무너뜨리는 고발 방식은 아니나 다를까 미국 사회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상황이 역전되어 매카시를 비판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 <인생과의 대결 : 헤밍웨이 읽는 법>,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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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 매카시는 『시 잇 나우』에 출연해 머로의 인터뷰에 응했다. 생방송 중에 매카시는 금세 자제력을 잃고 청문회에서의 언행을 고스란히 재연하기 시작했다. 그는 “머로, 나는 당신이 누구, 누구, 누구와 가깝게 지내는지 알고 있소. 내 수중에 당신이 선량하고 정상적인 미국 시민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단 말이오.”라고 했지만 머로가 증거를 내놓아 보라고 따지자 말을 빙빙 돌리며 험악한 어조로 고발만 반복했다.
수많은 사람이 매카시의 진면모를 목격한 덕분에 미국 사회는 금세 ‘매카시즘’의 집단 히스테리에서 깨어났다 - <인생과의 대결 : 헤밍웨이 읽는 법>, 양자오 지음, 김택규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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