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민중의 감수성을 조작해 그들이 박해받은 과정을 잊고 미국 자본이 가져다준 발전에만 주목하게 한 일의 또 다른 포인트는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한 것이다. 사회의 집단기억 조작은 20세기 통치 기술의 거대한 진전이었다. 20세기 이전에는 아무리 사납고 잔인한 폭군도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하는 능력까지는 갖지 못했다. 그런데 20세기에 들어와 새로운 전체주의 정권이 그것을 완성했고, 사실상 감각과 기억을 통제한 그 기술 체계야말로 전체주의를 전체주의로 만든 관건이었다.
통치자가 국가의 힘으로 공동의 경험과 기억을 지움으로써 분명히 일어났던 사건을 모두가 잊게 되었다. 남들이 다 잊었기 때문에 아직 기억하는 사람들까지 덩달아 자신의 기억을 의심하게 되었다. - <이야기를 위한 삶>, 양자오 저/김택규 역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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