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주의의 과학적 문제설정

데이지가 에이머스를 도와준 행동은 ‘이타주의 altruism‘ 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타적인 행동은 나 자신에게는 위험의 감수나 에너지 소비 등의 비용을 치르게 하면서 타자에게는 이익을 주는 행위이다. 이타주의에 대한 대부분의 생물학적 토론에서는 행위의 동기에는 별로 관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행동이 타자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왜 진화가 그런 행동을 만들어냈는지에는 관심을 갖는다. 이 토론은 150년 이상 계속되어왔지만 최근 몇십 년 사이에 비로소 무대의 중심에 등장했다. - P5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담화의 남녀 차이

그런데 남자의 대화와 여자의 대화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남자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여자는 다른 사람에대해서 이야기하는 성향이 있다. 여기에 당신은 "아, 그러면 그게 사람들의 전형적인 행동방식이라는 말이군요"라고 대답할지 모른다. 그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물론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는 없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흥미로운 점은 남녀 사이에 그런 차이가 나는이유다. - P84

남자가 선호하는 대화 주제와 여자가 선호하는 대화 주제는 완전히다를 때가 많다. 그들이 하는 게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들의대화는 주로 자기가 형성하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을 점검하고 변화무쌍한 사교 범위 안에서 복잡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여자들에게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근황을 꿰뚫고 있는 것이 내집단 구성원이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런 이야기들은 잡담이 아니다. 그것은 얽히고설킨 대인 관계의척추이자 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반대로 남자들의 대화는 주로 자기 과시에 집중한다. 남자들은 자기자신이나 자기가 잘 아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예컨대남자들의 대화는 공작새 꼬리의 언어 버전인 셈이다. 수컷 공작은 자기 짝의 영역을 배회하다가 다른 수컷이 시야에 나타나면 멋진 꼬리를활짝 펼쳐 한껏 뽐낸다. 암컷 공작은 수컷 공작들의 꼬리를 보고 수컷을 고르며, 더 마음에 드는 수컷이 나타나면 망설임 없이 새로운 짝에게 가버린다.

인간은 이 모든 것을 말로 한다. 근처에 암컷이 나타나면 갑자기 꼬리를 활짝 펼치는 수컷 공작처럼 남자도 여자가 나타나면 자기 과시모드로 태도를 바꾼다. 두 남자가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여자가 나타나면 그들의 대화가 어떻게 바뀌는지 잘 들어보라. 여자가 등장하면남자들의 대화 방식은 극적으로 바뀐다. 이를테면 표현이 과장되고 여자의 웃음을 유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뿐만 아니라 대화 내용에 특정 분야에 관한 주제나 ‘지식‘이 난무한다. 남자들의 대화는 경쟁이자상대방에게 던지는 도전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치는 승부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언어란 얼마나 근사한 도구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던바의 수


공동생활과 재산의 공동소유를 강조하는 북아메리카의 종교적 근본주의자 집단 후터파(Hutterite, 기독교 재세례파의 한 종파 옮긴이)와 아미시(Amish, 보수적인 프로테스탄트교회의 한 교파 옮긴이)는 둘 다 공동체 구성원 수가 평균 약 110 명이다. 이들은 한 공동체의 구성원이 150명을 넘으면 그 공동체를 둘로 나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150명을 기준으로 공동체를 나누는 이유다. 이들은 한 집단 구성원이 150명을 넘으면 동료 집단의 압력만으로 개인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있다. 

공동체를 하나로 유지시키는 힘은 상호 의무감과 호혜주의인데, 150명이 넘으면 이 두 가지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윤리가 계층제도와 강제력에 상반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기 전에 공동체를 나누는 것이다. - P36

이런 각각의 사회적 범주는 우리가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관하여 두 가지 특징을 드러낸다. 하나는 우리가 친구들과 접촉하는 빈도수다. 다섯 명 범주에서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15 명 범주에서는최소한 한 달에 한 번, 150명 범주에서는 최소한 일 년에 한 번이다.
한편 이것은 우리가 친구들에게 느끼는 친밀감의 정도와 일치한다. 즉, 5명 범주에서는 모든 구성원과 매우 친하게 지내지만 범주가 넓어질수록 친밀감 정도는 점점 약해진다.
이렇듯 우리가 특정 수준의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의 수에는한계가 있다. 만약 당신이 만족시켜야 하는 내집단 구성원의 수가 한계치인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이 당신 삶에 들어오면, 누군가는 그 사람을 위해 한 단계 낮은 범주로 내려가야 한다.  - P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브조이 가설

이제 여자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여자에겐 남자가 계속 자신게 고기를 가지고 오게 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하지만 가임기는 잘해야 한 달에 하루 이틀입니다. 그럼 나머지 날에는 남자가 가져오는고기를 받을 수 없는 걸까요? 여자가 내놓은 해답은 위장 전략입니다.
자신이 항상 가임기인 듯 속여서 계속해서 고기를 받으면 되죠. 가장 확실하게 속이는 방법은 남자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속이는 것압니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를 속일 뿐 아니라, 아예 여성 자신도 자신의 가임기를 모르게 됐습니다. 가임기를 정확히 모르는 인간은 늘 수시로 성교를 해야 했고, 남자는 계속 같은 여자에게 되돌아오게 됐습니니다

이렇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성과 먹을거리를 매개로 짝을 맺게 돼성별 분업, 핵가족, 직립 보행이 ‘패키지‘로 등장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기원이라는 주장은 ‘러브조이 가설‘로 불리고 있습니다. 미국 켄트 주립 대학교 사회학 및 인류학과 오언 러브조이(Owen Lovejoy) 교수가1981년 유명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가설입니다.

주립 대학교 사회학 및 인류학과 오언 러브조이(Owen Lovejoy) 교수가1981년 유명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해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가설입니다.

러브조이 가설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으며, 특히 페미니스트들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이전에 사람들은 핵가족이 자본주의와 시장 경제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러브조이 교수의 말이 맞다면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고, 남자는 밖에 나가 돈을벌어 오고 여자가 그 돈으로 집을 지키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모습이태초부터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진 운명이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또말을 조금만 바꾸면 수백만 년 전부터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여자가 자신의 성을 제공했다는 해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러브조이 교수의 학설은 인류의 기원에 대한 학설이 아니라, 무한한 성생활을 꿈꾸는 남성들의 환상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30년 동안의 연구 결과를 보면 러브조이 가설이 틀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먼저 가임기에 상관없이 성생활을 하는 것은 인간만의특징이 아닙니다. 멀리는 돌고래, 그리고 인간과 가장 가까운 보노보(bonobo, Pan paniscus) 역시 언제나 성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는 핵가족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러브조이 교수의 설명과 달리 사실은간의 가임기가 숨겨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뇌, 무리 그리고 뒷담화

많은 학자들이 오랜 기간 동안 도구의제작과 사용, 수렵 생활, 그리고 두뇌의 발달이 인류 진화의 고차원적인 원동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도구의 제작과 사용을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인간 두뇌는 황당할 만큼, 불필요할 만큼 큽니다. 인간의 두뇌는 그 크기가 절대적으로 클 뿐 아니라, 두뇌 중에서도 높은 수준의 결정을 행하는 대뇌 피질(cerebral cortex)이 유난히 큽니다. - P201

이토록 뛰어난 두뇌가 도구의 제작과 사용이라는 고상한 일보다는다른 곳에 주로 사용된다는 학설이 있습니다. 그것이 앞서 말한 사회두뇌 이론입니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동물들일수록, 그리고 같이생활하는 무리의 크기가 클수록 대뇌 피질이 큽니다. 인류학자인 던바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엿듣는 일이 주된 연구 활동이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수년 동안 엿듣고 분석한 결과, 남녀 할것 없이 종교, 철학, 정치보다는 주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수다는 주로 여자들의 독점물인양, 마치 남자들은수다를 떨지도 않고, 떨어서도 안 된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 보면 남자들 역시 이야기하기를 제일 좋아하고, 이야기의주제 역시 평범한 일상에 대한 것입니다. 밤새워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것에는 남녀의 구별이 없습니다. - P2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