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양육, 공동 양육 그리고 비양육
셰퍼와 타이거는 1975년에 출간된 고전적인 저서 《키부츠의 여자들Women in the Kibbutz》에서 놀랍게도 키부츠에서 남녀 사이의 분업은 나머지 이스라엘 지역보다 훨씬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한다(Tiger, 1996). 그렇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여자들이 강하게 표출한 선호였다. 시간이 지나자 여자들은 아이들을 다른 여자들과 공동으로 키우기보다는 자기 아이는 자기가 키우겠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남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원래 그들이 지향하던 유토피아의 꿈을 희생하고 부르주아의 가치에 굴복해 후퇴하는 것이라며 거부하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들과 그 어머니들은 완강한 자세를 굽히지 않고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켰다. 그래서 공동 양육이라는 유토피아적 실험은 어머니와 자식 간의 유대를 바탕으로 한 양육─모든 인간 문화에서 나타나는 패턴─으로 되돌아갔다. - < 진화심리학, 데이비드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중에서
많은 종은 자식을 돌보는 데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Alcock, 2009). 예를 들어 굴은 정자와 난자를 그냥 바닷물에 쏟아놓고는 자식들이 바닷물에 휩쓸려가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 이렇게 고립무원의 환경에서 굴 한 마리가 살아남는 동안 수천 마리가 죽어간다. - < 진화심리학, 데이비드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중에서
멕시코자유꼬리박쥐는 부모의 보살핌 진화에 대해 흥미로운 사례를 제공한다. 이 박쥐는 어두운 동굴에서 수십만 마리(때로는 수백만 마리)가 무리를 지어 살아간다. 암컷은 새끼를 낳은 뒤에 먹이를 구하기 위해 안전한 무리를 떠난다. 그런데 동굴로 돌아올 때, 암컷은 수많은 새끼박쥐들 사이에서 자신의 새끼를 찾아야 하는 문제에 부닥친다. 1제곱미터의 동굴 벽에 새끼박쥐가 수천 마리나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만약 자연 선택이 “종의 이익을 위해” 작용한다면, 어미박쥐가 어느 새끼에게 젖을 먹이든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고, 자신의 새끼를 찾아내 젖을 먹이도록 작용하는 선택 압력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미박쥐들은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전체 어미 중 83%는 자신의 새끼를 찾아내 젖을 먹이며, 자기 몸무게가 16%나 줄어드는 걸 감수하면서까지 매일 새끼에게 젖을 먹인다(McCracken, 1984). - < 진화심리학, 데이비드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