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에너지 수출국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원을 보유한 나라 중 하나이다. 그래서 서방은 에너지와 자원에 대해 수입이 아니라 수출을 규제했다.
그런데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단합해서 석유 수출물량을 줄일 수는 있어도, 비산유국들이 단합해서 OPEC의 석유 수출물량을 줄인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서방이 러시아의 에너지와 자원 수출을 규제하는 것은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2014년 이후 러시아는 GDP에서 에너지 부문의 비중을 줄이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 평가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2014년 이전 GDP의 25~30%를 차지하던 에너지 부문의 비중은 2023년 10~13% 정도로 낮아졌다. 그런데도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수출 제한을 감행했다. 결과적으로 중국과 인도는 값싼 에너지를 살 기회를 얻었고, 서유럽 국민들은 추위에 시달려야 했으며, 다른 산유국들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부를 더 쌓을 기회를 얻었다. -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최진기 - 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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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러시아에 대한 식량 제재의 효과를 살펴보자. 2014년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에 당황했던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식량 문제였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2000년대 초반 러시아는 밀 수입국이었고, 2014년 크림반도 점령 이전에 식량 자급률은 80%대에 머물고 있었다.
러시아는 2014년 국제제재 이후 넓은 영토를 바탕으로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를 개간하기 시작했고, 소규모 농장을 합병하여 대규모 농장경영을 도입했으며, 우수한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농업 부문에서 기술혁신을 이루어냈다. 거기에 지구온난화도 한몫을 했다. 2020년대가 되자,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 되었다. -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최진기 - 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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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제재는 식량과 에너지를 자급할 수 없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작은 나라들에게 효율적인 것이다. 그런데 서방은 이를 간과하고,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바탕으로 풍부한 자원과 에너지를 보유한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자 기초과학 강국에 전례 없는 대규모 제재를 가한 것이다. 따라서 국제제재의 효과는 별로 없었으며, 오히려 러시아에 에너지 등을 의존한 서유럽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 <최진기의 러우전쟁사>, 최진기 - 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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