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금
류자명은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 안에 있던 화광병원華光病院을 거점으로 중국인 아나키스트들과도 교유했다. 이 병원은 쓰촨 출신의 덩멍셴鄧夢仙이 개업한 곳으로, 그는 일본 유학 시절 일본의 아나키스트들과 교유하며 아나키즘을 수용한 인물이었다. 이 병원을 왕래하는 동안 덩멍셴은 물론, 바진巴金·마오이보毛一波·루졘보盧劍波 등과도 친교를 맺게 되었다. 바진의 본명은 리야오탕李堯棠이며, 쓰촨성 청두成都 출신으로 중국 현대의 대문호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는 항일투쟁을 소재로 한 여러 편의 소설을 썼는데, 그 가운데 류자명을 주제로 한 것도 몇 편 있다. 「난징에서 상하이로 돌아오며從南京回上海」(1932), 「머리카락 이야기髮的故事」(1936), 「민부도상民富渡上」(1938), 「불에 관하여關於火」(1980)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1930년대 초반부터 아나키즘을 매개로 시작된 류자명과 바진의 교유는 50여 년간 지속되었다. 두 사람은 서로 호형호제했는데, 바진은 자신의 전집을 류자명에게 선사하며 ‘자명형子明兄’이라고 써서 줄 정도였다. 그가 류자명에게 『회억록』을 쓰도록 권유하고 중국어 초고를 교열해준 것은 둘 사이의 친교를 알려주는 유명한 일화다. - <84. 류자명>, 박걸순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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